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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의 날씨는 제각각이다. 고기압이 유지되는 팀들은 표정이 밝다. 저기압의 팀들은 어둡다.
그룹A의 스플릿 리그 1라운드 4경기에선 모두 명암이 엇갈렸다. 1~3위 FC서울(승점 67), 전북(승점 62), 울산(승점 56)이 산뜻하게 출발했다. 서울은 부산(2대0 승), 전북은 제주(1대0 승), 울산은 경남(2대1 승)을 꺾었다. 5위 포항은 원정에서 수원을 2대1로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팀은 승점 53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골득실차로 수원이 4위(+11), 포항이 5위(+10)에 포진했다.
서울, 전북, 울산, 포항은 고기압이 발달해 있다. 쾌청하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순간 날씨는 또 춤을 춘다. 고기압과 고기압이 충돌하는 구도가 있다. 서울과 포항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서울은 3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포항은 FA컵을 포함해 최근 6연승이다. 변수도 존재한다. 징크스다. 서울은 2006년 8월 이후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다.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의 고기압이 좀 더 발달해 있다. 데얀과 몰리나의 화력과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물론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와 3위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그룹B의 맨꼭대기에 위치한 9위 인천(승점 43)은 성남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12위 대전(승점 31)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인천의 괴력이 무섭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행진(6승1무) 중이다. 그룹B의 선두 탈환을 노리는 대구(승점 42)는 광주(14위·승점 28) 원정길에 오른다.
저기압 탈출 노리는 그들, 운명은…
극적으로 그룹A에 살아남은 경남의 시계는 다음달 20일에 맞춰져 있다. 포항과의 FA컵 결승전이다. 창단 후 첫 우승과 함께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도전한다. 15일 울산전에서 1대2로 패했으나 온도차가 있다. 그룹A의 생존,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승점 40점으로 8위에 포진해 있다. 그룹B의 인천보다 승점이 낮지만 순위는 변동이 없다. 그룹A의 특권이다. 부담이 없어 예측불허다. 전북이 22일 경남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전북은 경남 킬러다. 5연승 중이다. 하지만 이변에 주의해야 한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전북을 정조준했다. "전북을 꼭 이기고 싶다. 우리가 전북에는 유독 약했다. 이번 만큼은 전북을 이겨서 약한 모습에서 탈출하고 싶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수원과 제주는 23일 대결한다. 두 팀 모두 배수진을 쳤다. 수원은 희미하지만 역전 우승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7위 제주(승점 43)는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노리고 있다. 상대를 넘어야 빛을 볼 수 있다.
그룹B의 최하위 강원(승점 25)과 11위 성남(승점 37)도 전환점이다. 꼴찌는 2부 리그로 떨어진다. 강원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시즌 중간 강원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친정팀과의 대결이다. 김 감독은 상대가 어떤 팀이든 승점을 쌓아야 한다. 신태용 성남 감독도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원전을 벼르고 있다. 그들의 운명은 하늘만이 알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