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함께 웃은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9-19 14:24 | 최종수정 2012-09-19 14:25


함께 웃었다. 개막 후 레알 마드리드를 어수선하게 했던 불화설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해결사는 역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결자해지했다. 호날두는 1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D조 예선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근 팀을 흔들었던 내분설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호날두는 최근 레알 마드리드 부진의 시발점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주말 세비야 원정에서 0대1로 패하는 등 프리메라리가 4경기에서 1승1무2패의 부진에 빠졌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세비야와의 경기 후 "우리는 팀도 아니다"고 공개적으로 질타를 할 정도였다. 호날두는 그라나다와의 3라운드에서 2골을 넣으며 3대0 승리를 이끌었지만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슬프다. 클럽에 있는 사람들은 이유를 알 것이다. 프로페셔널적인 이유다"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호날두를 둘러싼 팀 내분설이 대두됐다. 주급 인상을 위한 전략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마르셀루, 이케르 카시야스 등과 불화를 겪고 있다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리그 경기에서도 패하자 라커룸 내의 불화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승리만이 답이었다.

맨시티는 최강의 적이었다. 최상의 멤버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다. 로베르토 만시니 맨시티 감독은 적절한 용병술로 후반 41분까지 2-1 리드를 잡았다. 모두가 맨시티의 승리를 예상하던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잠자고 있던 잠재력이 깨어났다. 실점한 지 2분 만에 앙헬 디 마리아의 패스를 받은 카림 벤제마가 환상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마무리는 호날두의 몫이었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무려 10개의 슈팅을 날렸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후반 45분이 지난 순간, 그는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철벽 방어를 보인 조 하트 골키퍼도 호날두의 혼이 담긴 슈팅을 막지 못했다.

이 골이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은 호날두와의 불화와 관련됐던 마르셀루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골이라는 점이다. 마르셀루는 골이 터지자 가장 먼저 호날두에게 안겼다. 호날두도 그를 꼭 끌어안았다. 이내 동료들이 모두 그에게 몰려들었다. 강력했던 지난 시즌의 모습 그대로였다. 무리뉴 감독도 격정적인 세리머리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레알 마드리드와 나는 질 수도 있다. 오늘 경기도 질 수 있었다. 경기에 지더라도 자랑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헤타페나 세비야전처럼 무기력하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단순히 승점 3점 획득 때문이 아니라 우리 팀의 DNA가 돌아와서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무리뉴 감독이 언급한 DNA는 바로 '팀워크'였다.

호날두는 동료들과 팬들의 축하속에 웃었다. '에이스'가 미소지은 레알 마드리드의 시즌은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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