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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시스템에 의해 나눠진 그룹B에서의 첫 경기. 1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의 인천 벤치에는 감독이 없었다. 전북과의 29라운드에서 퇴장당한 김봉길감독은 이날도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선물의 힘이었을까. 강원FC를 2대1로 눌렀다. 1-1 동점이던 후반 36분 터진 한교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승점 43이 된 인천은 상주 상무의 잔여일정 보이콧으로 승점 3을 얻은 대구FC(승점 42)와의 승점차를 유지하면서 그룹B 선두(9위) 수성에 성공했다. 팬들의 선물에 대한 보답, 이보다 값진 승리가 또 있을까.
사실 힘빠지는 경기일 수도 있었다. 인천은 그룹A 진출을 눈앞에 뒀었다. 마지막 경기만 잡으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다. 제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을 거둔 인천에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감독은 마음을 열었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제자들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허 감독이 떠나던 때 자신도 언제든 옷을 벗을 각오를 했다. 흔들리는 팀을 잘 추스르고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다짐했다. 무너질 듯 하던 인천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거침없는 5연승 행진으로 강자들이 득실대는 스플릿 시스템 그룹A 자리까지 넘봤다.
이날 경기 뒤 김감독은 "오늘 그룹B 첫 경기라 걱정이 많았다. 그룹A행에 실패해 선수들의 허탈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 시작하자는 기분으로 준비하자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7경기 연속 무패로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적이다"며 또다른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