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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K-리그 그라운드에도 '말춤' 열풍이 불 모양이다.
12일 K-리그 그룹B 미디어데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세대 유상철 대전 감독이 '말춤 세리머니'를 공약했다. "잔류한다면 마지막 경기 운동장 한가운데서 '대전스타일' 춤을 추겠다"고 공언했다. 선수대표로 참석한 김형범이 한마디 거들었다. "감독님, 싸이 버전 말고 현아 버전으로 해주세요." 뮤직비디오에 우정출연했던 걸그룹 '포미닛' 현아의 섹시버전을 주문했다.
13일 그룹A 미디어데이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말춤'은 화두였다. FA컵 올인을 선언한 최진한 경남 감독(51)이 최고령 말춤을 약속했다. "FA컵을 잡으면 '경남스타일' 말춤을 추겠다"고 했다. 경남 대표로 기자회견에 나선 강승조가 "감독님이 말춤을 추시면 저는 그 뒤에서 채찍질 세리머니를 하겠다"며 한수 거들었다. 웃음이 터졌다.
수원 코칭스태프 역시 '수원 스타일' 말춤을 약속했다. 수원의 서정원 수석코치, 고종수 트레이너가 "홈경기에 3만 관중이 모이는 날, '수원스타일'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수원 구단은 이들과 함께 세리머니에 참가할 팬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서 코치는 "춤을 못추고, 쑥스럽지만 팬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겠다"고 했다. 고 트레이너는 "K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신세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유행에 민감하다. 한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이 그라운드를 강타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번엔 '말춤 세리머니'다. 유쾌한 그라운드 이벤트를 예고하고 있다. 수원 스타일, 대전 스타일, 강원 스타일, 성남 스타일… 가장 먼저 '말춤 군무'를 선보일 팀은 어디일까. 가장 완벽한 말춤을 선보이는 선수는 누굴까. 기왕 할 거라면 '대충 흉내'가 아닌 '말춤 종주국(?)'답게 화끈하게 멋있게 잘해줬으면 좋겠다. 두근두근 그라운드에 또 하나의 즐거운 이슈가 생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