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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셀틱에서 에이스로 성장하기까지, 또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내고 '꿈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에 입성하기까지. 기성용(23·스완지시티)에게 지난 3년은 직진의 연속이었다. 3년간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외쳐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활약이었다.
그러나 기성용에게 이날 경기와 자책골은 독이 아닌 약이었다. 승승장구하면서 그는 한국 축구의 정점에 섰던 그다. 이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600만파운드·약 108억원)를 기록하며 스완지시티의에 새 둥지를 틀었고 이적과 동시에 경기에 잇따라 출전하며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칫 기성용이 안도와 방심으로 꽉 쥐었던 긴장의 끈을 풀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방심은 곧 부상과 슬럼프로 연결된다. 이런면에서 기성용의 이번 자책골은 긴장의 끈을 다시 잡을 수 있게 해줄 동기가 될 것 같다.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을 되돌아볼 계기도 마련해줬다.
기성용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집중하지못한 나. 계속 생각이난다. 자책이 아닌 반성 아마추어같았던 나를. 다시 점검하자!' 우즈베키스탄전의 교훈은 컸다. 어쩌면 생애 첫 자책골이 앞으로 한국 대표팀과 스완지시티를 이끌어가야 할 그에게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줬을지도 모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