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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이근호 시프트, 최강희호 3연승의 열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2:29


◇이근호가 지난 8월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안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근호(27·울산 현대)는 전형적인 윙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즐긴다. 대구FC 시절부터 눈을 뜬 플레이다. 빠른 발을 앞세운 침투에 순간 터지는 골 결정력까지 더해지면서 중요한 공격 옵션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한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로 이근호를 낙점했다. K-리그 및 A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에 대한 신뢰가 크다. 이근호는 지난 2월 최강희호가 출범한 이래 치른 7차례 A매치에서 가장 많은 득점(5골)을 기록했다. 움직임과 결정력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이근호의 최대 강점은 폭넓은 활동 반경을 활용한 멀티플레이 능력이다. 하지만 2선 중앙 자리에 배치된 경우는 드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주영(27·셀타비고)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투톱 역할이었다.

대표팀의 주 전술은 4-2-3-1로 굳어진 지 오래다. 세월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전임 조광래 감독 시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도 좌우 윙어 및 원톱과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기본적인 포지션 개념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창의적인 움직임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강희호에서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2선 공격 가담과 상대 공격시 1차 방어라인 구축, 패스 공급과 마무리 같은 기본적인 임무에 좀 더 비중이 큰 자리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청용(24·볼턴) 김보경(23·카디프시티)과의 위치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국은 최근 들어 공격 상황에서 센터서클 부근까지 내려와 볼을 주고 받으며 공간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순간적인 상황에서 2선의 커버 플레이가 필요하다. 빠르고 침투에 능한 이근호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최 감독이 노리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근호는 울산이나 A대표팀에서 수비적인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았다. 활동폭이 큰 선수지만 공격적인 재능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런 문제를 풀 해답은 더블 볼란치에 있다. 우즈벡전에서 호흡을 맞출 것이 유력시 되는 기성용(23·스완지)과 하대성(27·FC서울)이 전방 볼 배급과 뒷문 단속에 전념하면 이근호의 활용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최 감독이 전북 현대에서 김상식과 정 훈에게 더블 볼란치 임무를 맡기고 루이스를 보다 자유롭게 활용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된다. 우즈벡전을 준비하기까지의 짧은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공격과 수비의 역할 배분은 나쁘지 않은 방안이다.

'이근호 시프트'의 목적은 자명하다. 웅크리다 카운터로 대응할 우즈벡의 전략을 깨기 위한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브라질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최강희호의 최종예선 3연승은 이근호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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