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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시티전은 다소 의외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팀이었다. 시즌 첫 승을 노려볼만 했다. 그러나 전반 초반 어이없이 실점하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패배 의식'이다. 해볼만한 경기에서 패배가 쌓이면 선수들도 힘이 빠지게 된다.구단의 과감한 투자로 전력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첫 승 신고가 늦어질 경우 팀 슬럼프가 오래갈 수 있다. 박지성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년간 맨유라는 강팀에서 뛰면서 패배보다는 승리의 추억이 더 많다. 승리가 많으면 팀 분위기는 좋을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패배가 많아지면 아무리 좋았던 팀 분위기도 서먹해 질 수 밖에 없다. 박지성은 주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팀 분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지성이 심적으로 홀가분해지기 위해선 개인적인 공격포인트보다 팀 승리가 더 절실하다.
무엇보다 미드필더로 나선 에스테반 그라네로(25)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그라네로는 지난달 30일 레알 마드리드에서 QPR로 이적해 이틀 만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그라네로가 알레한드로 푸를린(26)과 중앙 호흡을 맞췄고, 이에 따라 박지성은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선 경기서 박지성이 중앙미드필더를 맡았다. 하지만 박지성이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포지션은 맨유 시절 주로 뛰었던 측면 공격수다. 제자리를 찾아간 셈이다.
여러가지로 QPR이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마크 휴즈 감독은 맨시티전을 통해 공격력의 극대화를 확인했다. 그라네로와 박지성은 이날 처음으로 함께 뛰었지만 패스와 공간 침투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졌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추가 전력이 있다는 점ㅇ다. QPR은 수비형 미드필더 스테판 음비아(26), 인터밀란 출신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32) 등이 다음 경기부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