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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행 남은 티켓은 단 한 장이다. 이 마지막 하나 남은 티켓의 주인공은 2경기 후에 가려진다. 도전자는 모두 4팀. 인천과 대구, 경남과 성남이다. 8강행 티켓의 주인공은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이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이들 팀, 콕 찝어 말해 이들 팀의 감독이 꼭 8강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들어보기로 하자.
김봉길 코치는 감독 대행이 됐다. 만신창이 팀을 수습해야 했다. 하나부터 다시 시작했다. 우선 상처받은 선수들을 어루만졌다.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달래고 어르고 하면서 하나하나 수습해나갔다. 쉽지 않았다. 최하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전의 발판은 부산과의 20라운드였다. 2대1로 승리했다. 이어 홈에서 열린 21라운드 서울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하위권을 벗어났다. 김봉길 감독 대행은 정식 '감독'이 됐다. 인천은 신바람을 탔다. 22라운드부터 28라운드까지 7경기에서 5승 2패를 거두었다. 어느새 8위까지 올랐다. 이제 고지가 코앞이다. 지옥을 경험하고 올라왔기에 8위 자리를 놓칠 수 없는 김봉길 감독이다.
대구의 모아시르 감독은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날아왔다. 브라질 올림픽대표팀 코치 자리도 박차고 나왔다. 그 자리는 모든 것이 보장된 자리였다. 브라질올림픽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머물러 있었다면 브라질 내에서 안정된 미래를 누릴 수 있었다. 모아시르 감독이 한국에 온 것은 '도전'이었다.
승승장구했다. 모아시르는 대구를 확 바꾸었다. 패배의식을 걷어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5승1무4패를 거두었다.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는 8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중반에 접어들어 브라질에서 데려온 지넬손, 마테우스, 레안드리뉴 3총사가 부상 등으로 나오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국내 선수들을 규합하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무더위로 접어들자 힘이 달렸다. 무승부 행진이 이어졌다. 승점 1점씩을 쌓으며 꾸역꾸역 8위권을 유지했다. 거북이걸음을 하는 사이 어느새 인천이 치고 올라왔다. 28라운드가 끝나고 골득실차에서 뒤지며 9위로 내려앉았다. 만약 이대로 인천에게 8위 자리를 내주면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모아시르 감독은 9위를 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온 것이 아니다.
경남 최진한 감독, 차떼고 포떼고 여기까지 왔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머리가 아팠다. 시즌을 앞두고 차와 포를 모두 뗄 수 밖에 없었다. 재정이 열악한 팀 구조상 선수를 팔 수 밖에 없었다. 공격의 중심 윤빛가람과 수비의 핵심 김주영을 각각 성남과 서울로 팔았다.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최 감독은 선수단을 겨우겨우 수습해 시즌을 시작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2라운드까지 2승2무8패. 14위로 강등권 언저리에 있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했다. 성남과의 13라운드 홈경기 2대0 승리를 시작으로 승수를 챙겨나갔다. 25라운드 대구와의 홈경기 4대1 대승까지 13경기에서 8승1무4패를 기록했다. 강등권 언저리였던 순위도 스플릿이 나뉘는 8위권으로 점프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고비다. 6월말 팀이 어수선했다. 경남도청의 지나친 행정개입으로 전직원 사직서 제출 사태를 겪었다. 선수단도 흔들렸다. 힘이 떨어졌다. 28라운드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0대1로 졌다. 8위 인천, 9위 대구에 승점 2점차로 벌어졌다. 남은 2경기에서 사생결단을 내려야 한다.
성남 신태용 감독,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성남이 이 위치에 있을 줄이라고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성남은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윤빛가람과 한상운을 데려왔다. 요반치치와 에벨찡요, 에벨톤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도 데려왔다. 프리시즌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챌린지컵에서는 일본의 시미즈 S펄스를 5대1로 꺾는 등 최고의 화력을 선보였다. 우승권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성남의 추락이 시작됐다.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지고난 뒤 뭔가 삐걱거렸다. 여기에 야심차게 영입한 윤빛가람과 한상운이 부진에 빠졌다. 팀성적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돌파구가 없었다. 6월 말 공수를 책임지던 에벨찡요와 사샤마저 팀을 떠났다. 7월들어 광주와 대구를 잡으며 반짝 힘을 냈다. 하지만 이내 3연패에 빠졌다. 현재 순위는 11위. 8위권과는 승점 3점차다. 남은 2경기를 잡아낸 뒤 다른 팀의 결과를 봐야만 한다.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우승을 이끌었던 신 감독으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8위를 차지해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