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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K-리그'
변화없이 '월드컵 특수'만 쳐다봤던게 문제였다. 경기장에는 승리 지상주의가 만연했다. 전체 181경기 중 48%에 달하는 88경기가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경기 속도는 느리고 몸싸움은 거칠었다.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회상하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세련된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비스도 낙제점을 받았다. 매표 시점부터 경기장에 들어가는 과정까지 팬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볼거리, 즐길거리는 없었다. 응원도구를 나눠주는 게 전부였다. 재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K-리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한민국' 구호 속에 국민들과 하나가 됐던 서포터스의 모습도 달랐다.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했지만, 자신들만의 울타리가 존재했다. 관중과 하나가 되지 못했다.
축구의 경쟁상대인 야구는 특수를 제대로 활용했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좋은 성적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특수를 제대로 활용했다. 경기 중 시간끌기는 없어졌고, 구단은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관중석에서는 모든 이가 하나가 되는 응원 문화가 만들어 졌다. 2000년대 초반 관중 급감의 홍역을 치르면서 얻은 교훈을 제대로 살린 결과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