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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후 한국 선수들은 '포스트 월드컵'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국 축구를 보는 세계의 눈이 높아졌다. 세계축구의 중심인 유럽으로 러시가 이어졌다. 특히 박지성(31·QPR)은 2002년 월드컵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무대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월드컵 직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진출한 뒤 2005년 7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유에 입단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2년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축구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EPL에서 흘린 땀방울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역사였다. 한국인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의 활약으로 또 한번 업그레이드됐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이 중요했다. 그의 존재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기성용은 유럽 클럽팀의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이 치른 6경기에 모두 출전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8강전에서 영국의 중앙 미드필더인 톰 클레버리(맨유)와 조 앨런(스완지시티)을 압도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동메달까지 획득하며 다년계약의 걸림돌이 됐던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유럽 주요 클럽들이 그를 주목했다.
현재 기성용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은 4~5개팀으로 알려졌다. QPR, 풀럼, 아스널, 에버턴을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뛰어 들었다. 올림픽 기간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풀럼이 이적료 700만파운드(약 123억원)를 제시하며 기성용 영입전에 가세했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제시한 600만파운드(약 105억원)보다 100만파운드 오른 금액이다. 이어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을 통해 '스티브 로울리 아스널 수석 스카우트가 영입 1순위로 점찍고 900만 파운드(약 159억원)에 기성용을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몸값은 갈수록 올랐다. 14일 스코티시 더선은 아스널이 셀틱에 700만 파운드(약 126억)의 이적료를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00만 파운드가 줄었지만 올림픽을 통해 그의 몸값이 상승된 것은 분명하다. 셀틱은 기성용의 몸값으로 850만 파운드(약 150억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스널이 기성용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이적료 협상이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기성용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QPR도 셀틱과의 협상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기성용의 선택이 주목된다. 2012~2013시즌 기성용의 활약은 더 주목된다. 10년 전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기성용의 활약에 따라 한국 축구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