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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선 여전히 작은 박주영, 미래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15:40 | 최종수정 2012-08-16 08:49


◇일본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있던 지난 9일(한국시각) 박주영이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훈련에 앞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카디프(영국)=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큰 짐을 덜었다. 그러나 미래는 '시계 제로'다.

박주영(27·아스널)의 2012~2013시즌 행보가 불투명하다. 가장 큰 짐이었던 병역 문제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모두 해결이 됐다. 그러나 보름 앞으로 다가온 여름 이적시장 마감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른다.

아스널은 지난 7월 시즌 준비를 시작하면서 박주영을 일찌감치 '전력외 선수'로 구분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박주영은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이미 못을 박았다. 몇 차례 기회를 부여했으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또한 아스널이 시즌을 마치기 전부터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를 보강한 것 뿐만 아니라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산티아고 카솔라(스페인) 등 공격수 보강에 열을 올렸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아스널이 세 선수를 보강하는 데만 4300만파운드(약 762억원)를 쏟아부었다고 관측하고 있다. 거액을 지불하고 데려온 공격수들의 틈바구니 속에 박주영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때문에 일찌감치 이적설이 불거졌다.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이 맹활약하며 동메달을 이끌었다는 소식에도 아스널은 관심 밖이었다. 비난 여론이 불거지자 홈페이지 구석에 짤막하게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일련의 모습만 보면 벵거 감독의 새 시즌 구상에 박주영은 배제된 지 오래다.

올림픽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박주영은 현재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주말을 전후해 출국할 계획이다. 아스널은 18일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선덜랜드와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치른다. 일정을 감안하면 박주영이 선덜랜드전에 출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런던올림픽 준비를 위해 한 달 동안 쉼 없이 달려오면서 누적된 피로를 감안하면 당분간은 리저브팀에서 몸 만들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박주영은 유럽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새 둥지 찾기를 물색하고 있다. 스페인 언론을 통해 셀타비고행이 좌절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는 했으나,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 여러 구단에서 박주영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아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이 박주영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올림픽을 통해 가치가 오른 박주영이 중동행을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아스널이 박주영의 이적료로 요구한다는 400만파운드(약 70억원)의 변동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주영은 아스널에 남더라도 계약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연봉 110만파운드(약 19억원)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는 아스널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이적료로 거액을 쏟아부은 반면, 수입은 카를로스 벨라(멕시코)를 레알 소시에다드에 이적시킨 것 외에 전무한 실정이다. 벨라의 이적료(약 400만파운드·영국 언론 추정액)는 아스널이 쓴 돈의 10분의 1도 안되는 금액이다. 살림살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이 다가올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아스널이다. 금액 조정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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