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구단 단장은 박병모 광주FC 단장의 충격적인 얘기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박 단장은 몇 개월 전 16개 구단 사장단 모임에서 "광주 좀 이겨달라"며 대놓고 단장들에게 부탁했다. 대부분 단장들은 웃고 넘기려 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고도 진지한 모습이었다는 전언이다.
지원 수준을 보면 박 단장의 꼼수가 확실히 드러난다. 박 단장은 아직까지 최만희 광주 감독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기자는 지난 5월에도 최 감독의 연봉 협상 미결건<5월 9일자 스포츠조선 보도>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광주시는 부랴부랴 연봉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그런데 이젠 승리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선수단 관리와 성적 향상에 매진해야 할 감독의 사기를 저하시켜 성적 부진으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광주가 7월 아무런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어려운 팀 형편을 고려해 '저비용 고효율' 용병과의 계약을 원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돈이 없다며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후반기 '비밀병기'로 훈련을 시키다 광주 유니폼을 입히려 했던 A선수는 박 단장의 시간끌기로 다른 시민구단에 내줘야 했다.
선수들의 영양 보충 면에서도 박 단장은 나몰라라하고 있다. 선수들은 원룸 옆 식당에서 A외식업체를 통해 끼니를 해결한다. 그러나 메뉴가 형편없다. 다른 구단과 비교해서도 질이 떨어진다. A외식업체의 메뉴 가격보다 싼 한 시민구단의 외식업체에서 제공하는 메뉴가 낫다. 무더운 여름, 잘 먹어야 잘 뛸 수 있다. 선수들의 메뉴 불만은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광주 선수들은 유니폼 후원사 브랜드의 반바지를 입고 있지 않다. 광주는 후원사에 물품을 지원받는다. 3억~4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약정된 후원금액이 초과됐다. 이유는 박 단장의 선심성 선물공세 때문이었다. 후원 금액을 개인의 사리사욕으로 소비한 뒤 정작 선수들이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야 할 때 딴청만 피우고 있는 것이다. 광주에는 박 단장이 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책으로 구단 용품을 마구 유용하고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단장 아래서 더이상 광주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강운태 광주 시장은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달 말부터 올림픽이 열린 런던을 찾아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홍보 겸 홍명보호 경기를 지켜봤다. 이쯤되면 강 시장이 소매를 걷어 올리고 직접 일을 해결해야 한다.
한편, 박 단장은 "농담이더라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부인했다.
스포츠2팀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