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한-일전, 그라운드 안팎 모두 전쟁이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8-11 05:36 | 최종수정 2012-08-11 05:36


혈전이었다. 서로 지지않으려 했다. 아니 질 수 없었다. 그라운드내에서는 전쟁, 밖에서도 전쟁이었다. 동메달 결정전에 앞서 한-일전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카디프는 시작부터 전쟁이었다. 영국 각지에서 한국과 일본의 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카디프로 향하는 기차는 만원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팬들은 서로서로 곁눈질하면서 견제했다. 눈빛에는 모두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카디프 시내는 한국과 일본팬들로 넘쳐났다. 모두들 승리를 자신했다. 붉은악마는 카디프 시내에서 대형태극기를 꺼내들었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일본팬들도 소리 높여 '니폰'을 외쳤다 .

경기 상황에 따라 응원소리도 달라졌다. 초반 경기장은 대~한민국으로 가득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중반 이후 일본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특유의 쇼트 패스로 중원을 압도했다. 일본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높았다.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면서 소리는 더 높아졌다.

한 방에 잠재운 이가 있었다. 박주영이었다. 전반 38분 박주영이 수비수 세명을 제치며 골을 넣었다. 일본 응원단들은 조용해졌다.

후반 11분 구자철의 쐐기골이 터졌다. 온통 '대~한민국'이었다. 한국팬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덩실덩실 춤을 췄다.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들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온 대한민국과 카디프가 함께 만세를 외쳤다.

화끈한 경기에 카디프 관중들은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했다. 파도는 경기장을 몇번이고 돌고 또 돌았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함께 축하했다.
카디프(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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