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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본대표 버스, 한국버스에 샌드위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8-10 08:38 | 최종수정 2012-08-10 08:39


일본 축구대표팀 세키즈카 타카시 감독이 10일 영국 카디프대학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훈련전 얘기를 하고 있다.
카디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잠시 금빛 레이스가 숨을 골랐습니다. 은메달 2개를 따냈는데요. 하지만 뒷이야기는 금메달감들이 많았습니다. 같은 성씨를 쓰는 유남규 감독과 류궈량 감독이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또 탁구 공수의 달인들인 장지커와 주세혁의 남다른 인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홍명보호가 있는 영국 카디프에서는 벌써부터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자 어제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유남규 남자탁구 전임감독과 중국의 류궈량 감독은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입니다. 1988년 유 감독이 서울올림픽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땄고요. 류 감독은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남자단식, 복식에서 2관왕에 올랐죠. 이 대회에서 유 감독은 이철승 코치와 함께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내며 1988년 이후 3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는데요. 9일 남자 단체전 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두 감독은 나란히 앉았습니다. "중국탁구와는 싸워보기도 전에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간다"는 취재진의 언급에 유 감독은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개인 복식의 부활과 함께 나라별 출전선수를 단식 복식 각 1명으로 제한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영어통역을 듣던 류 감독이 싱긋 웃으면서 유 감독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슬쩍 치켜들었습니다. 유 감독 역시 '찡긋' 눈짓하며 "조만간 분명히 중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며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남자탁구 주세혁과 장지커, 알고보니 절친이었습니다.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런던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장지커(세계 1위)와 '세계 최강 수비달인' 주세혁(31·삼성생명·세계 10위)이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주깎신' 주세혁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수비수입니다. 장지커는 중국 탁구의 대세죠. 지난해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이번 런던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에서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두 선수는 이날 한국과 중국의 2번 주자로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주세혁이 1대3으로 패하긴 했지만 세계 최강 창'과 세계 최강 '방패'의 격돌에 아레나를 가득 메운 탁구팬들이 열광했습니다. 장지커와 주세혁은 2010~2011년 2시즌동안 중국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는데요.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훈훈했습니다. 장지커가 "주세혁은 정말 좋은 선수다. 개인적으로도 친하다. 중국 클럽에서 함께 뛰었다. 오늘 우리 둘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하자 주세혁은 "단순하게 해서는 장지커를 이길 수 없다. 장지커가 내 커트를 끈질기게 받아쳤다. 올림픽 금메달감이라 생각한다"며 올림픽 챔피언을 깍듯이 예우하더군요.

★일본 축구 대표팀 버스가 한국 선수단 버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4강전에서 패배한 한국과 일본은 8일 나란히 결전의 땅 카디프로 왔는데요. 도착 시간이 엇비슷했습니다. 한국은 2대의 버스, 일본은 1대의 버스를 타고 왔는데요. 공교롭게도 한국의 첫번째 버스가 들어온 뒤 뒤이어 일본의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그 뒤를 따라 한국의 두번째 버스가 들어왔죠. 한국 사이에 일본 선수단이 샌드위치가 된 꼴이었습니다. 경기에서도 버스 위치처럼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샌드위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축구대표팀이 호텔에서 새로운 음식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양고기 요리였습니다.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한국인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요리인데요. 선수단이 양고기를 택한 것은 스태미너 강화 효과 때문입니다. 양고기는 고단백 저지방 음식으로 스태미너에 도움이 많이 되는데요. 지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당시에도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양고기 요리를 많이 했다더군요. 역시 혈기왕성한 선수들은 달랐습니다. 선수들은 양고기 요리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맛있게 밥 한그릇을 먹었답니다.
런던=전영지 송정헌 카디프=이 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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