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축구천재 송진형의 8년만의 늦깍이 데뷔골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29 20:00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주의 중심에는 '돌아온 축구천재' 송진형(25)이 있다.

올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은 송진형은 권순형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며 제주의 공격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련된 패싱력과 정교한 볼컨트롤은 물론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력까지 보완한 송진형은 시즌 초반 가장 눈에 띄는 미드필더다. 박경훈 감독 역시 송진형을 '팀의 키플레이어'로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송진형이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전(3대1 제주 승)에서 날개를 달았다. 시즌 첫골이자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2004년 데뷔한 선수에게는 늦은 데뷔골 신고였다. 감격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는 "데뷔골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오히려 플레이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해 아쉽다. 기분 좋은 것이라면 3골이나 넣은 것이고 내가 거기에 일조했다는 사실이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송진형은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유망주다. 당산서중을 중퇴하고 2004년 서울에 입단한 송진형은 2007년 캐나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의 활약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과거 한국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으로 '천재 미드필더'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이청용 기성용이 승승장구한 것과는 달리 송진형은 정체기를 겪었다. 당시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송진형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송진형은 호주 뉴캐슬 제츠로 이적을 선택했다.

호주에서 3년을 보낸 송진형은 2010년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 2부리그 투르로 옮긴 송진형은 다니엘 산체스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받은 것은 당시 송진형의 팀내 위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루아침에 후보선수로 전락한 송진형은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제주 이적을 결심했다.

그는 박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제주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생활을 통해 몸싸움도 늘었다. 그는 "예전에는 몸싸움하면 무서웠는데 요새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장점이었던 패스는 더욱 살아났다. 그는 "감독님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유기적인 패스로 풀어나가는 것을 주문하셨다. 내가 중심이라는 생갭다는 함께 풀어나가서 수월하다. 호흡도 잘 맞는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제주는 송진형의 가세로 경기력만 좋아진 것은 아니다. 꽃미남의 등장으로 팬들도 경기장으로 모이고 있다. 그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쑥스러운 듯 "실감되는건 없다. 팬들이 일주일에 4번 정도 편지나 소포 보내주셔서 감사히 받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10골-10도움이 목표라고 했다. 송진형은 "감독님은 5골-10도움을 목표로 정해주셨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돌아온 축구천재는 제주에서 그렇게 부활을 노래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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