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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K-리그판 크라우치' 광주FC 복이(25·2m2)는 팀 훈련을 위해 집을 나섰다. 순간 광주 시내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얼떨떨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구단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출발하려고 했다. 한데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황당했다. 복이는 자신이 법을 어긴 것이 있나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위반한 기억이 없었다. 복이는 곧바로 이정원 광주 주무에게 연락했다. "경찰이 나를 붙잡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이 주무는 웃음을 지었다. 이날 제387차 재난대비 민방위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차들은 경찰 통제에 따라 20여분 정도 정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설명을 들은 복이는 그제서야 황당함을 누그러뜨리고 차에서 대기했다.
지난 1월 광주에 합류한 복이에게 한국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곳이었다.
배달 문화도 복이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다. 지난달 말 호텔 생활을 하던 새 외국인선수 슈바가 아파트로 이사를 할 때였다. 슈바는 복이를 집에 초대했다. 슈바가 집들이 음식으로 내놓은 것은 자장면과 탕수육이었다. 배달을 시켰다. 복이는 처음 먹어보는 자장면과 탕수육이 신기했지만, 이 음식이 배달된다는 것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고국에선 피자 배달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험해야 할 한국 문화가 더 많은 복이의 심정은 설레임 반, 걱정 반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