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ACL 호주 원정길 넘어라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4-16 08:25


애들레이드와 경기를 펼치는 포항의 아사모아.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한국 축구계에 호주 축구는 큰 산이었다. 1967년 11월 베트남 사이공(현 호치민)에서 열린 베트남 독립기념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2대3으로 졌다. 악연이 시작됐다. 호주의 벽에 가로막혔다. 1990년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할 때까지 23년간 6무 5패였다. 절대 열세였다. 한국 축구에게 호주 축구는 사실상 유럽축구나 다름없었다. 전체 전적을 보더라도 한국은 호주에 6승 9무 7패로 열세에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얘기가 달라졌다. 3승 1무로 절대 우세다. 선수들의 개인 기술과 전술적인 발전으로 호주의 유럽식 축구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클럽 무대에서도 비슷하다. 2005년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했다. 2007년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다. 이후 올 시즌까지 K-리그 클럽과 호주 A-리그 클럽은 모두 23번 만났다. K-리그 클럽이 9승 8무 6패로 앞서 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물론이고 리그와 클럽의 규모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축구과 호주 축구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 한가지가 걸리기 때문이다. 바로 'K-리그의 호주 원정 징크스'다.

승률 27%. 절대 열세를 넘어라

K-리그 팀은 호주 원정만 가면 작아졌다. 원정에서 11번 맞붙어 3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승률은 단 27%에 불과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시즌 동안은 2무 3패를 거두며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체력 문제 때문이다. K-리그 팀들의 경우 호주까지 넘어가는데만 최소 12~13시간이 걸린다. 컨디션 조절이 힘들다. 여기에 시즌 일정도 다르다. K-리그는 춘추제(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시즌이 끝남)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남반구인 A-리그는 추춘제(가을에 시작해서 봄에 시즌이 끝남)로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열리는 3월에서 5월 K-리그는 경기가 한창이다. 반면 A-리그는 시즌 말미거나 끝난 상태다. 체력을 충분히 비축할 수 있다.

ACL 4라운드, 이번에는 호주 원정


K-리그가 이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라운드에서는 호주 원정에 나선다. 울산과 포항이 주인공들이다.

울산은 17일 브리즈번 원정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호주팀에 약했다. 4일 홈에서 열렸던 브리즈번과의 3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역대 호주클럽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1무 2패를 기록했다. 호주 원정 경험도 2009년이 가장 최근이어서 불안하다. 울산은 이번 브리즈번 원정을 앞두고 서울과의 K-리그 8라운드 경기까지 25일로 미루었다.

포항 역시 호주 원정에서는 1무 2패로 악연이다. 2009년 센트럴코스트 원정경기에서 1무승부를 거두었을 뿐이다. 포항에게 2패를 안긴 상대는 18일 상대하는 애들레이드다. 쉽지 않은 경기다.

양 팀 모두 살얼음판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승점 5점인 울산은 F조에서 선두 FC도쿄와 승점이 같은 2위다. 포항 역시 애들레이드와 승점 6으로 같다. 승자승 원칙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원정에서는 승점 1점을 얻는 것이 목표다.

한편, G조 2위 성남(승점 3)은 18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 홈에서 경기를 가진다. 전북은 17일 부리람(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벌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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