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풍 이어가기 위한 두가지 과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11 23:38 | 최종수정 2012-04-12 08:24


박경훈 제주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옥의 3연전' 첫 단추를 꿰었다. 제주는 11일 울산전을 시작으로 14일 포항, 21일 서울과 맞대결을 펼친다. 올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호와의 3연전이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지옥의 3연전'에 대해 "이번 3연전이 올시즌 제주의 성적표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출발점인 울산전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제주의 돌풍을 이어가기 위한 두가지 과제도 발견했다. 밀집수비 공략과 골결정력 보완이다.

밀집수비를 뚫어라

송진형-권순형 듀오가 자리잡은 미드필드는 올시즌 제주 축구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이 좋은 송진형은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아기자기한 축구를 선호하는 박 감독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권순형도 세련된 플레이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이들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의 미드필드를 제압했다. 그러나 울산의 강한 압박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호-에스티벤이 중심이 된 울산의 중앙 압박은 K-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박 감독은 울산전 후 "미드필드 플레이가 아쉬웠다. 언제나처럼 볼을 소유했지만, 효율적이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좁은 지역에서의 세밀한 플레이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압박을 벗기고 나올 수 있다면 빠른 역습에 강점을 보이는 제주 공격진에 날개를 펼칠 수 있다. 박 감독은 "경기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우리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아보겠다는 진단도 내렸다.

7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팀 득점 1위에 오른 제주는 각 팀들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밀집수비를 상대해야 될 상황이 늘어났다. 제주 미드필드진이 '밀집수비 격파법'을 찾는다면 제주의 돌풍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결정력을 높여라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에게 '결정력을 높이라'는 말은 모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제주가 보여준 경기를 복귀해보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올시즌 승리하지 못한 3번의 경기를 살펴보자. 지난달 10일 부산전(1대1 무)에서 제주는 상대의 3배가 넘는 10번의 슈팅을 날렸다. 결정적인 찬스도 여러차례 있었다. 그러나 골문은 정작 부산 수비수 김창수가 자책골로 열어줬다. 유일한 패배를 당한 18일 광주전(2대3 패)에서도 무려 17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2골에 그쳤다. 골대만 4번이나 맞췄다. 11일 울산전에서도 13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망은 흔드는데 실패했다. 울산전은 올시즌 제주의 첫번째 무득점 경기다.


박 감독은 "찬스는 많이 만들었다. 좋은 장면에서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슈팅 상황에서 더 집중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시즌 63번의 슈팅시도에서 14골(슈팅당 0.22골)을 넣으며 탁월한 골결정력을 과시했던 산토스는 올시즌 23번의 슈팅 중 단 2골(슈팅당 0.08골)만을 성공시켰다. '전형적인 스코어러' 호벨치도 적응의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결정적 찬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에서는 어느팀에도 밀리지 않는 제주다. 강팀을 상대로는 찬스는 많이 오지 않는다. '강호' 포항, 서울과 일전에서는 높은 결정력이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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