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 K-리그 7라운드 화두는 징크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4-10 10:35 | 최종수정 2012-04-10 10:41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그래도 징크스는 존재한다.

올시즌 첫 수요일(11일) K-리그가 열린다. 얄궂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7라운드는 징크스의 향연이다.

1~3위의 승점 차가 없다. 제주, 수원, 서울, 울산이 나란히 승점 13점(4승1무1패)을 기록하고 있다. 골득실차(제주-수원·+7, 서울-울산+5)에서 엇갈렸다. 제주(13골)와 수원(10골)은 다득점 차에서 1, 2위로 나뉘어졌다. 서울과 울산은 다득점도 똑같아 공동 3위다. 승점 11점(3승2무1패)의 5위 포항(+3), 6위 광주(+2), 승점 10점(3승1무2패)의 7위 전북(+2), 8위 대구(-1)도 사정권에 있다. 혼전 상황이다.

부산은 FC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이름값은 서울쪽으로 기울어 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유독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6년 10월 29일 이후 5년여간 1승도 챙기지 못했다. 8경기에서 5무3패다. 반면 부산과의 홈경기에서는 2002년 9월 25일 이후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10승3무다.

왜일까.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약 6만석 규모의 종합경기장이다. 축구전용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서울에게는 낯설다. 선수들은 "왠지 모르지만 부산 원정에서는 집중하기가 힘들다. 환경이 어수선하다"며 힘들어한다. 부산은 2연승의 상승세다. 서울은 8일 상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라이벌 수원전(1일·0대2 패)의 아픔을 털어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부산 원정에서는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을 많이 했다"며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조합으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과 맞닥뜨리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에선 '날개꺾인 황새'다. 감독에 오른 후 1승도 없다. 2008~2009년 부산과 지난해 포항에서 4차례 원정길에 올라 1무3패를 기록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황 감독과 승부를 갈라야 한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동안 포항을 상대로 홈에서 좋은 경기를 해 왔다. 안방에서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생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강원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홈도 아닌 원정에서 '킬러'로 유명세를 떨쳤다. 강원은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4전 전패했다. 무려 13실점을 허용했다. 경남도 대구만 가면 펄펄 난다. 원정에서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기록 중이다.

올시즌 6전 전패인 최하위(16위) 대전은 상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첫 승을 노린다. 그러나 대전은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원정에서 18경기 연속 무승(4무14패)의 부진에 빠져있다. 이번에도 힘겨운 원정길이다. 성남은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시즌 초반 죽을 쑤고 있다. 승점 4점(1승1무4패)으로 15위로 추락했다. 반전이 절실하다. 전남 원정이다. 기분좋은 상대다. 성남은 전남전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천적의 상관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운명은 바뀔 수 있다. 7라운드에선 어떤 징크스가 깨질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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