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초반 순위 경쟁? ACL에 물어봐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09 10:32 | 최종수정 2012-04-09 10:32


지난달 7일 전북과 광저우의 경기. 전북은 광저우에 1대5로 무너졌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공교롭게도 1,2,3위 팀이 모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다.

6라운드를 치른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는 본격적인 순위싸움에 돌입했다. 아직 승점 1도 올리지 못한 최하위 대전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판세다. 순위도 촘촘하다. 승점(13)이 같은 1위 제주, 2위 수원, 3위 서울, 울산이 골득실 차에 의해 순위를 나눠 가졌으며, 8위에 있는 대구와도 승점 차는 불과 3 뿐이다. 스플릿시스템의 도입으로 겨우내 전력보강을 한 팀이 많아 전력평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력차가 크지 않다보니 조그마한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고 있다. 그 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상위권 싸움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올시즌 K-리그는 강등팀을 가리기 위한 스플릿시스템을 시행한다. 초반 기싸움이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초반에 밀리면 후반기 만회하기 어렵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다. 매경기 베스트11을 가동하며 피말리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ACL을 병행하는 전북, 울산, 포항, 성남은 매경기 베스트11을 출전시키기 어렵다. 체력 관리를 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큰 상금이 걸려있는 ACL과 강등제를 도입한 K-리그 둘 다 놓칠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올시즌 K-리그는 44경기로 확대되며 주중 경기의 부담까지 생겼다. 지난해 주중 경기 일정을 채웠던 리그컵의 경우 2진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올시즌에는 그럴 수 없다. 프로축구연맹이 이들을 배려해 3일 간격보다는 4~5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일정을 배치했으나 여전히 버거운 것은 마찬가지다. 초반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여줬던 울산은 벌써부터 체력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ACL 참가팀들은 4월 한달 동안 최대 8경기의 강행군을 치러야 한다.

이로인해 ACL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한가지 명확한 목표와 체력적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K-리그팀들의 특성상 주전급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다. 6라운드 초반 K-리그의 순위표는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경훈 제주 감독은 "우리는 ACL에 나가지 않아 체력에 큰 문제가 없다. 지난해 ACL을 경험해보니 비행기타고 이동하고 컨디션 관리하는게 쉽지 않더라. 올시즌은 K-리그에만 집중해도 되는 만큼 매경기 주전 선수들을 투입할 생각이다"고 했다. 수원, 서울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2012년 K-리그 초반 순위표는 그 어느때보다도 어지럽다. 그러나 주중에 포함된 ACL 일정을 살펴본다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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