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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다.
수원은 끈을 이어야하고, 서울은 끊어야 한다. 운명이 또 묘하다. 천적이 엇갈렸다. 수원은 전남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운재의 저주'가 접점에 있다. 그는 1996년 수원의 창단멤버로 입단, 2010년까지 15시즌 동안 골문을 지켰다. 세월의 벽은 높았다. 수원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포스트 이운재' 정성룡을 영입했다. 이운재는 지난해 초 FA(자유계약 선수)로 풀렸고, 전남에 둥지를 틀었다. 독을 품었다. 이운재는 친정팀과의 정규리그 두 차례 대결에서 전승했다. 수원은 올시즌 기존의 스테보 하태균에다 라돈치치, 에벨톤C, 조동건 등을 수혈하며 화력이 배가됐다. 이운재가 과연 건재를 과시할까. 정성룡과의 자존심 싸움도 '시즌 2'를 맞았다.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은 서울은 안방에서 상주 상무를 만난다. 올시즌 홈 승률이 100%다. 3연전을 싹쓸이 했다. 상주에도 강하다. 지난해 2전 전승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유증은 없단다. 그는 "라이벌 팀에 진 뒤 '아무렇지 않다'는 표현 자체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다만 그런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어느 팀에게나 위기는 온다. 그 위기를 빠르게 잠재우는 것만이 우승의 자격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주의 주축인 김치우 최효진 등은 서울 출신이다. 이들은 9월 제대 후 서울에 복귀한다. 올시즌 상주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최 감독의 스승이다. 최 감독이 LG(현 서울)에 입단했을 때 박 감독이 코치였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사제의 인연을 이어갔다. '감독 대 감독'으로는 첫 만남이다. 최 감독은 "박항서 감독님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상당히 디테일하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에서 이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돌풍의 광주도 주목된다. 하위권으로 분류된 광주는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3승2무(승점 11)로 2위에 올라있다. 상대는 지쳐있는 울산이다. 울산은 최근 K-리그 2경기에서 1무1패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4일 부리람(태국)과의 챔피언스리그 3차전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젠 K-리그다. 경남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K-리그 2연패도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조성환 임유환 등 부상선수들이 합류한 것이 전북의 희소식이다. 최근 4경기에서 1무3패인 경남은 이변을 노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