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지옥의 1주일 앞둔 수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4-04 11:11 | 최종수정 2012-04-04 11:12


◇수원은 1주일 사이 세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선두 수성의 중대 기로다.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서울과의 2012년 K-리그 5라운드에서 승리한 수원 선수단이 서포터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북벌'은 완수했다. 그러나 또 다른 임무가 남아 있다.

수원이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1주일 사이에 3~4일 간격으로 세 경기를 치른다. 7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을 상대한 뒤, 11일 포항, 14일 대구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연달아 맞붙는다. 올 시즌 K-리그가 44경기로 늘어나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않는 12개 팀도 주중 일정 소화가 불가피 해졌다.

반나절 생활권 시대에 원정길이 대수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후 5시에 열리는 전남전을 마치고 버스로 4시간이 넘게 이동을 해야 한다. 경기 후 빨리 정리를 하고 바로 출발한다고 해도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도착하기까지 반나절의 시간이 소요된다. 11일 포항전이 오후 1시에 열리는 점을 생각해 보면 준비 기간은 단 이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어지는 대구전이 다시 안방에서 열리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긴 하지만, 피로누적이 불가피한 강행군이다.

상대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리그 초반 무승 부진에 시달리던 전남은 최근 이종호와 심동운 등 '광양의 아이들'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수원만 만나면 힘을 내는 골키퍼 이운재의 존재도 부담스럽다. 수원은 지난해 이운재가 버틴 전남에 2연패를 당했다. 포항은 언제나 맞대결이 껄끄러운 팀이다. 올 시즌에는 리그 개막전에서 울산에 석패한 뒤 4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안방에서 완패를 당했으나, 이어진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전에서 승리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최근 울산과 전북을 연달아 꺾은 대구 역시 경계대상이다. 모아시르 감독 체제에서의 정보 부족이 윤 감독 입장에선 신경 쓰일만 하다. 서울전에서 승리한 뒤에도 안심하지 않은 이유는 이런 일정 때문이다. "4월에는 중요한 경기가 많다. 4월을 잘 넘겨야 선두권에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팀 분위기는 좋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제주에 일격을 당하면서 처졌던 흐름이 서울전 완승을 계기로 살아났다. 단순히 타 팀에 비해 전력 면에서 앞서서 생긴 분위기가 아니다. 지난해 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문턱에서 넘어진 아픔이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주의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팀으로 거듭났다. 새롭게 보강한 라돈치치와 에벨톤C, 보스나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윤 감독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힘겨운 일정이긴 하지만, 평소대로만 준비하면 된다. 다만 다들 컨디션이 좋아 누굴 쓸까가 고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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