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 폐쇄 징계' 썰렁했던 대전월드컵경기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01 18:55


1일부터 시작된 서포터스석 폐쇄 징계로 서포터스 대신 걸개만 놓여있는 대전월드컵경기장 S구역. 대전=박찬준 기자

K-리그 경기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골대 뒤를 차지한 서포터스다. 이들은 12번째 선수라는 사명감으로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한다. 때로는 자신들만이 진정한 팬이라는 지나친 특권의식이나 폭력성으로 지탄받기도 하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를 띄우고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준는 이들은 관중석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대전 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 간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5라운드 경기는 다소 썰렁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S구역에서 대전의 승리를 위해 함께 노래부르고 이름을 외치던 서포터스의 모습 대신 걸개만 덩그란히 걸려있었다. 24일 인천-대전전에서 발생한 인천 마스코트 폭행 사건과 관련한 징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29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인천에 제재금 500만원과 함께 연맹이 지정하는 날짜에 연고지 이외의 지역에서 홈경기 개최, 대전에는 제재금 1000만원과 5,6라운드 경기 서포터스석 폐쇄의 징계를 내렸다. 인천은 재심을 고려 중이지만 대전은 연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1일 경기부터 바로 징계가 적용됐다.

사건을 일으켰던 대전 서포터스 퍼플크루와 지지자연대는 반성의 의미로 자원봉사에 나섰다. 일반관중이 폐쇄된 S구역을 찾을 것에 대비해, S구역 주변에서 동선 안내에 나섰다. 서포터스의 협조 아래 별다른 혼선 없이 일반 관중들이 입장할 수 있었다. 대전 서포터스는 S구역에 '대전시티즌 팬여러분, 죄송합니다. 성숙한 응원문화로 다가가겠습니다'는 걸개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자신들의 구역은 잃어버렸지만, 응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대전 서포터스는 E구역과 W구역에 분산돼 일반 관중들과 함께 호흡했다. 목이 터져라 응원을 유도했지만, 아무래도 함께 모여있을때보다는 힘이 약했다. 일부 구역과는 호흡이 맞지 않아 돌림 노래처럼 응원이 진행되기도 했다. 평소 대전월드컵경기장보다는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힘빠진 응원에 선수들도 힘을 잃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하나씩 부족한 모습이었다. 제주의 매서운 공격에 연패 숫자를 5로 늘렸다. 대전은 전반 12분과 후반 27분 서동현, 전반 22분 산토스에게 릴레이골을 허용하며 제주에 0대3로 패했다. 대전은 시즌 개막 후 5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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