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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펼쳐진 사상 첫 남북대결의 명암이 엇갈렸다. 구자철은 웃었고, 정대세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경기 후 함께 나눈 악수 속에는 묘한 여운이 있었다.
구자철은 이날도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본인이 선호하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나선 구자철은 경기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반 18분 구자철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벨링하우젠이 왼쪽을 흔들며 중앙에 있는 구자철에 내주자, 구자철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낮게 깔린 볼은 쾰른의 렌징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왼쪽 구석으로 꽂혔다. 이 골로 구자철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자철은 1-1 동점이던 전반 45분 결승골에도 기여했다. 구자철은 페널티킥을 얻어낸 바이에르의 침투 때 기가막힌 패스를 넣어줬다. 구자철-바이에르가 만든 페널티킥을 난도 라파엘이 성공시키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 후에도 구자철은 빼어난 키핑과 패싱력을 과시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정대세는 쾰른의 간판 공격수인 포돌스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됐지만, 솔바켄 감독과의 불화설이 제기되며 벤치에 머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팀의 1대2 패배를 막지 못했다. 남북선수의 명함 속에 아우크스부르크는 6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3무), 쾰른은 4연패에 빠졌다. 순위도 바뀌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4위(6승12무10패·승점 30), 쾰른은 강등권인 16위(8승4무16패·승점 28)로 떨어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