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감독 "수비만 자리잡으면 치고 나갈 수 있는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3-29 10:36 | 최종수정 2012-03-29 10:36


박경훈 제주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수비만 자리잡으면 치고 나갈 수 있는데…."

이제 한 달이 지났다. 박경훈 제주 감독의 '원샷원킬' 방울뱀 축구가 어느정도 자리잡았다. 당초 목표로 한 3승1무에는 미치지 못하는 2승1무1패를 거뒀지만, 제주의 경기력은 K-리그 관계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베스트11 대거 바꿨지만, 패스와 빠른 스피드를 강조하는 제주식 공격축구는 단연 돋보였다. 송진형-권순형 중앙 미드필더 듀오의 조율 아래 호벨치, 산토스, 자일, 배일환 'B4(용병 트리오의 국적인 브라질(Brazil)의 B와 배일환의 별명이 들소(Buffalo)의 B를 합해 만든 조어)'가 모두 골맛을 봤다. 4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공격축구의 대명사' 전북, 서울을 제치고 K-리그 팀 최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매경기마다 실점을 하고 있다. 특히 개막전이었던 4일 인천전(3대1 승)을 제외하고 매경기 선제골을 내주고 있다. 수비만 제 몫을 했다면 4연승도 가능했다. 18일 2-1로 앞서고 있다가 후반 종료 5분 동안 두골을 내주며 무너진 광주전(2대3 패)은 두고두고 아쉽다. 박 감독은 "어떻게 우리 선수들은 실점을 해야 그제서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지 참 답답하다. 수비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닌데 자꾸 골을 먹는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경기에는 흐름이라는게 있다. 인천전에서 경기 막판 내준 어이없는 골이 자꾸 기분나쁘게 떠오른다. 그 골만 먹지 않았으면 무실점 경기를 계속 할 수 있었을텐데…"하고 아쉬워했다. 당시 인천의 수비수 김태윤이 크로스한 볼이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좋았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력보다는 불안한 기분이 불안한 수비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박 감독의 생각이었다. 여기에 호주 용병 수비수 마다스치와 오른쪽 윙백 최원권마저 다치며 정상적인 수비진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마다스치는 2주 후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박 감독은 일단 정석대로 할 생각이다. 특별한 전술 변화보다는 집중력을 강조를 통해 수비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는 어느 팀을 만나던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어느정도만 막아주면 된다. 축구 격언대로 초반 5분과 마지막 5분 동안 실점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1일 열리는 대전 원정경기는 다득점보다는 무실점 경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박 감독의 계획대로 수비진까지 자리를 잡는다면 올시즌 제주는 태풍의 눈으로 손색이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