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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열리고 또 열렸다.
개막 직전 가장 많은 K-리그 감독들이 우승 후보로 지목한 팀이 수원이다. 라돈치치, 에버턴, 서정진 등을 영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아 일정도 여유롭다. 화려하진 않지만 2경기에서 3득점-무실점을 기록, '이기는 축구'로 재미를 보고 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승점 계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못 나가 K-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 초반에 승점을 많이 따 놓아야 후반기에 여유가 있을 것이다. 초반에 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딴다는 생각이다."
개막전에서 성남을 3대2로 꺾은 전북은 7일 광저우 헝다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1대5로 대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약체 대전전에서 여진은 계속됐지만 후반 막판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하며 1대0으로 신승했다. 그러나 중앙수비수 조성환 심우연 임유환의 줄부상은 고민이다.
대구와의 개막전(1대1 무)에서 데얀의 태업 논란이 불거진 FC서울도 늪에서 탈출했다. 오히려 약이 된 분위기다. 데얀은 10일 전남전에서 골망을 흔들며 시즌 첫 승(2대0)을 이끌었다. 1승1무로 선두권 바로 밑에 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용수 감독의 자신감이다. 홈 3연전(18일 대전, 25일 전북)의 첫 출발이 상큼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작은 이변'은 있다. 윤빛가람 한상운 김성준 요반치치 등을 영입하며 '큰 손'으로 재도약한 성남이 부진하다. 11일 상주와 1대1로 비기며, 승점 1점(1무1패)에 그쳤다. 변화가 컸던 탓일까. 전체적인 조직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신공(신나게 공격)'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무디다.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3일 울산에 0대1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11일 광주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시즌 첫 승 기회가 또 미뤄졌다. 모따, 슈바를 내보내고 야심차게 영입한 새 용병 지쿠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의 빈자리는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박경훈 감독의 제주가 메우고 있다. 상승세가 매섭다. 송진형 권순형의 수혈로 중원이 탄탄해졌고, 투톱인 산토스와 호벨치의 파괴력이 넘친다. 볼점유율을 높이며 상대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다.
반면 2연패의 대전과 인천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진용이 두텁지 못하고, 인천은 골결정력 부족으로 울고 있다.
이제 걸음마를 뗐다. 하지만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으로 시즌 초반에도 여유를 부릴 수 없다. K-리그는 긴장감이 넘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