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임금체불사태' 인천, 해법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성공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3-06 12:35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지난달 24일부터 이어졌던 인천 유나이티드 임금체불 사태가 마무리됐다.

5일 오후 코칭스태프와 팀장급 이상을 제외한 선수단과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이 일괄 지급됐다. 배효성을 강원으로 보내며 얻은 이적료 수익 4억원과 인천도시가스 후원금 등을 더해 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 숨은 돌리게 됐다. 이번 체불사태로 인천 선수단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동계훈련동안 좋았던 분위기는 오간데 없었다. 4일 제주와의 K-리그 개막전 1대3 완패에도 영향을 미쳤다. 무거운 선수단 분위기가 계속됐다면 자칫 11일 열리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경기에 재를 뿌릴 수도 있었다. 인천 주장인 정인환은 "선수단 사이에 다시 시작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직원들도 동요된 마음 접고 개막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거론되는 분위기에 힘들어 하고 있다. 허 감독은 "실질적 선수단 운영비는 그렇게 크지 않다. 올시즌에 데려온 선수들도 모두 자유계약선수고, 용병들도 우리팀 수준에 맞게 최대한 낮춰서 영입했다. 내가 구단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구단 경영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아는데 그때 되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치 논리로 선수단을 흔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보였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재발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구단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스폰서 후원이다. 인천 역시 올시즌 예산에 유니폼, A보드 등을 통한 수익금으로 109억원이 잡혀있다. 사실상 전액 후원 금액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올시즌 인천의 공식 후원사는 신한은행 정도다. 전임 구단주와 사장이 스폰서 유치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반면,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축구를 이용한 대북 사업 등에는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있지만, 막상 구단 운영의 젖줄이 되는 스폰서 유치에는 미온적이다. 여기에 현재 사장 자리마저 공석이라 구단이 직접 후원사와 협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몇 스폰서와 접촉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없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안종복 전 사장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안 사장이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줬어야 하는데 직접 고기를 잡아다만 줬다. 막상 구단이 어려우니 극복하는 방법을 모르는 분위기다"고 했다.

역시 해결책은 전용구장 활용이다. 인천은 남구 숭의동에 전용구장을 마련하며 구장위탁운영을 통해 재정적으로 자립하겠다고 했다. 인천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시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구단이 주체에 설 수 있다. 분위기는 좋다. 올시즌 지난해 시즌권 판매량을 초과한 550장의 시즌권이 팔렸다. 일반 입장권 판매에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올시즌 사업주체여서 경기장을 직접 운영할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운영권이 넘어온다. 인천 구단은 올해 배운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부터는 수익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