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특정감사 시작, 촉각 곤두세우는 축구협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1-30 14:06 | 최종수정 2012-01-30 14:06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전경. 스포츠조선DB

"우리가 뭐 알 수가 있나요, 결과가 나와 봐야지."

대한체육회 특정 감사팀이 자리를 잡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6층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과연 감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 특정 감사팀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체육회 특정감사를 시작했다. 체육회 감사실장 및 직원 등 4명으로 이뤄진 특정감사팀은 오전 축구회관에 도착해 전무이사실에 짐을 풀었다. 전무이사실은 최근 축구협회 법인카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로 환급 받는 수법으로 2489만원을 횡령한 직원 비리 내부 감사를 방해하면서 1억5000만원의 퇴직 위로금까지 준 것으로 알려진 김진국 전무가 퇴진하면서 빈 상황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사무실에 빈 곳이 전무이사실이기 때문에 자리를 잡았을 뿐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감사 시작 전 감사팀을 이끌고 온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조중연 축구협회장과 20분간 면담을 가졌다. 특정 감사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선에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팀은 횡령과 관련된 직원 및 김 전무에 대한 건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전의 축구협회 정기 감사는 축구협회가 운영과 회계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고, 감사팀에서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업무 담당자가 경위를 설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감사는 비슷한 형식을 취하되, 특정 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특정 건을 조사하는 만큼 관련 자료 및 사실 파악에 중점을 두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총무팀과 회계팀이 자리를 잡은 축구회관 6층은 적막이 흐를 뿐 특별한 동요는 없었다. 직원들도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업무를 진행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가 특정감사에 그치지 않고 수사기관이 개입하는 부분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정감사팀이 계좌추적 등 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기는데 이번 일 때문에 조직 전체가 위축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한숨을 쉬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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