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는 전북표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였다. 전북은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성적(K-리그 우승)과 흥행(경기당 평균 1만5587명)을 동시에 손안에 넣었다.
전북이 성공하자 다른 K-리그 구단들도 너나할 것 없이 닥공 축구를 표방하고 나섰다. 2012년 시즌 개막을 한달 반 정도 남겨놓은 가운데 각 팀은 모두 공격 축구를 약속했다. 닥공을 넘어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라)'축구 등의 신조어도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 가운데 닥공 열풍을 이을 팀은 따로 있다. 바로 포항이다.
공격수를 대거 영입한 것은 올 시즌의 아쉬움 때문이다. 포항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문제는 플레이오프였다. 허리에서 빠르고 정확한 패싱 축구로 경기는 주도했다. 하지만 해결사가 없었다. 울산의 강력한 수비를 분쇄하지 못했다. 페널티킥을 2개나 놓치며 0대1로 졌다. 후폭풍은 거셌다. 아시아축구연맹(AFC)가 갑자기 한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수를 4장에서 3.5장으로 줄였다. 포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직행권이 박탈됐다. 2월 18일 태국 FA컵 우승팀과 플레이오프를 가져야 한다. K-리그 대상에서도 외면당했다. 고무열이 신인왕 등극에 실패했다. 베스트 11에 단 1명의 선수도 내지 못했다.
답은 공격이었다. 허리에서 상대를 압도하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올시즌은 정규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해야 한다. 50~60경기까지 해야한다. 공격에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여기에 포항은 허리가 원래 든든다하. 공격에 치중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김재성의 입대 공백은 황지수 신형민 김태수 등이 메울 수 있다.
든든한 허리에 공격진까지 알차게 꾸린 황선홍 감독은 공격 축구로 포항의 새로운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