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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 퍼거슨 70세 생일선물 챙겨주지 못한 박지성의 씁쓸함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1-01 13:47


맨유 박지성(오른쪽)과 퍼거슨 감독. 스포츠조선DB

박지성(31)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71)의 '애제자'다. 2005년 여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소속이던 박지성에게 맨유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퍼거슨 감독이었다. 박지성의 순탄한 적응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항상 믿음과 신뢰를 보냈다. 박지성이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7시즌 째 맨유맨으로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퍼거슨 감독의 생일이다. 2011년 고희(70세)를 맞은 감독에게 생일 선물은 역시 승리밖에 없다. 역대 박지성이 출전해 퍼거슨 감독에게 제대로 된 생일 선물을 안긴 것은 세 차례다. 2005년 볼턴전에 후반 34분 루니와 교체투입돼 4대1 승리에 밑거름을 놨다. 이듬해 레딩전에서도 선발출전, 46분을 소화하며 3대2 승리에 일조했다. 2009년 위건전에선 조원희(광저우 헝다)와 함께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풀타임 맞대결을 펼친 끝에 5대0 대승을 안겼다.

그러나 2011년에는 생일 선물을 챙겨주지 못했다. 최하위 블랙번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2대3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날 박지성은 하파엘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부상선수가 많은 탓에 포지션 파괴가 이뤄졌다. 퍼거슨 감독은 측면 공격수 발렌시아를 측면 수비수로 기용했고, 미드필더 캐릭도 센터백으로 출전시켰다. 측면 공격수인 박지성을 중원에 배치시킨 것도 그 일환이었다.

박지성은 수비와 공격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공격보다는 볼을 배급하는 것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간헐적으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에 막혔다.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킬패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상대 밀집수비를 뚫을 수 있는 패스가 절실했지만 전진 패스보다 횡패스가 많았다.

경기가 끝난 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평점 6을 부여했다. '열심히 뛰었다'(Worked hard)라는 코멘트를 곁들였다. 전체적으로 출전 선수들의 평점이 5~6점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평점 6은 '평균 이상'이었다. 그러나 AFP통신은 쓴소리를 냈다. '박지성-하파엘 조합이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박지성과 하파엘을 익숙치 않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 용병술로 퍼거슨은 패배를 자초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감독, 박지성, 맨유 선수들 모두 씁쓸했던 2011년의 마지막 밤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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