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을 이끌고 한 시즌을 치르려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크리스마스인 25일 해외로 '우승 휴가'를 떠났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휴가지만 상황이 미묘하다. 그는 더 이상 K-리그를 제패한 전북 감독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그에게 달렸다.
쉼표에도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대표팀을 어떻게 끌고 갈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 '휴가 구상'에 눈길이 간다.
최 감독은 휴가 기간 동안 대표팀의 밑그림을 완성할 예정이다. 코치진 인선이 첫 번째 발걸음이다. 누가 적합한 지를 놓고 한창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최 감독은 1월 초 코치진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수단 운용 철학도 고민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감독 교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자칫 패배주의에 빠질 수 있다. 최 감독으로선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이 어떤 선수와 궁합이 맞을지에 대해서도 숙고하고 있다. 최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을 접고, 실리축구로 전환할 예정이다. 공수밸런스를 갖춘 안정된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최 감독은 또 연초 유럽파들의 컨디션 점검을 위한 해외 출장 계획도 세울 예정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올 연말 휴가는 휴가가 아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