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자기 팀 주전 확보, 더 중요해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23 11:31 | 최종수정 2011-12-23 11:32


◇새롭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소속팀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우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생각이다. 8월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대표팀 훈련에 참가한 정조국(왼쪽)과 박주영.
고양=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2012시즌 해외파 태극전사들의 활약이 시들하다.

이청용(23·볼턴)이 장기 부상으로 빠진 뒤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 박주영(26·아스널)과 지동원(20·선덜랜드)은 주전경쟁에서 밀려 경기 감각을 좀처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기성용(22)과 차두리(31·이상 셀틱), 이정수(31·알 사드) 정도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은 이들을 베스트11에 기용하면서 흔들림 없는 신뢰감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해외팀에서 활약을 하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실력 면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다. 때문에 A대표팀에서도 그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발탁 배경을 밝혀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외파의 'A대표팀 무혈입성'은 사라질 전망이다. 단순히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차원이 아니다. 조 감독에 이어 A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최강희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를 나가지 못해 대표팀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 같다. 쿠웨이트전은 K-리그 중심으로 선수들을 뽑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내와 해외라는 간판을 떼고 오로지 기량과 최근 경기 감각, 실제 경기 활용도 만을 놓고 선수를 선발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점에서는 전후임 두 감독 간 공통점이 있지만, 선수관에는 차이가 있다.


◇구자철은 올 시즌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최 감독의 의중을 분석하면 대표팀에서 실전에 나설 만한 선수는 기성용과 차두리, 이정수 뿐이다. 소속팀 경기에 전혀 나서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은 소집은 둘째치고 주장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동원 역시 현재와 같은 모습이라면 소집명단 제외가 유력하고, 올 시즌 후반 조커로 기용되고 있는 손흥민(19·함부르크)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출전으로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경고누적으로 쿠웨이트전에 나서지 못한다. 남태희(20·발랑시엔)와 정조국(27·낭시)은 아직까지 최 감독의 눈에 들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 감독 시절 중용됐던 일본 J-리거 중에는 조병국(30·센다이)과 이근호(26·감바 오사카),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이 눈에 띌 만하다.

최 감독은 전북 감독 시절부터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A대표팀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주장해 왔다. 경기력 유지가 그만큼 활약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생각이다. 취임 기자회견 발언을 풀어보면, 결국 해외파가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경기력이 담보되지 않는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달아 줄 만큼 A대표팀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게 최 감독의 판단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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