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52)은 K-리그의 대표적인 입담가로 통했다. 남의 시선은 개의치 않았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최고의 능력을 이끌어 냈다. 구단, 팬과의 대화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머 속에는 촌철살인의 감각과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이 녹아 있었다.
축구협회는 그동안 황보 위원장과 김진국 전무를 앞세워 여론을 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최 감독이 기자회견을 마치자 사태 수습에 급급할 뿐이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계약기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던 황보 위원장은 "사실 최 감독은 최종 예선까지만 지휘봉을 잡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최 감독의 의견은 존중하겠다. 일단 3차예선과 최종예선까지 전력투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을 바꿨다.
최 감독과 축구협회는 이달 말까지 계약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최 감독의 뜻대로 최종예선 최종전이 마무리 되는 2013년 6월까지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성적에 따른 옵션도 논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 감독은 전북을 떠나기 전 구단 수뇌부와 만나 1년 6개월만 A대표팀 사령탑직을 맡은 뒤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구단은 이를 받아들여 이흥실 수석코치 체제로 내년 시즌을 치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상황을 보면 최 감독은 자신의 말대로 최종예선만 마친 뒤 전북으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되고 여론이 최 감독에게 본선까지 맡겨야 한다는 쪽이 되면 다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