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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운명이다.
박 코치는 K-리그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소리없이 강했다. 1991년 포항에 입단, 2001년까지 261경기에 나서 46골-37도움을 기록했다.
2005년 포항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2007년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참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태극전사들을 따뜻하게 품는 '어머니 리더십'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조광래 감독체제에선 수석코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 코치는 최근 조 감독이 경질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박 코치는 웬만해선 자신을 잘 들러내지 않는다. 최 감독의 그림자 역할을 하며 서울의 우승을 위해 뛸 예정이다.
서울의 공격축구는 박 코치의 가세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과 박 코치는 공격수 출신이다. 선수단내에서도 최 감독의 '형님+긍정 리더십'과 박 코치의 '어머니 리더십'이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의 선물이 있다. A대표팀에서 동고동락한 박 코치와 서 코치가 각각 서울과 수원에 입성하면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자 앙숙이다. 윤성효 수원 감독(49)과 최 감독은 '동래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로 뜨거운 지략대결을 펼쳤다. 박태하-서정원, 두 수석코치도 동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