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축구'에 대한축구협회 스폰서들 뿔났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2-11 15:06



'스폰서 축구'의 파장이 만만찮다.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하는 스폰서들이 뿔났다. 절차를 무시한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경질에 스폰서 기업까지 불똥이 튀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말이 벌집을 쑤셔놓았다. 그는 "축구에서 스폰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런 부분(감독 경질)에서도 이야기가 계속 있던 것도 사실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도 있었다. 빨리 변화(감독 교체)를 주어야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고려가 있었다"고 했다. 조 감독의 경질 배경에 스폰서의 압력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다.

'스폰서 축구'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일부 기업들이 축구협회에 공식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하게 한국 축구를 후원했으나 비상식적 결정에 돌아온 것은 돌파매질 뿐이라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일부의 입김에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는 양상이어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11개 기업이 축구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KT, 나이키, 아시아나, E1, 하나은행, 하이트진로, 다음, 교보생명, 카페베네 등 굴지의 기업들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매년 수십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축구협회의 올해 예산은 1031억2352만원이다. 협회 자체 수입은 582억원인데 이 가운데 후원사에서 거둬들이는 돈은 214억원(후원금 180억원, 현물(용품) 수입 34억원)이나 된다. 전체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축구인 출신의 조중연 회장은 월급을 받는 첫 대한축구협회장이다. 1억3000만여원의 연봉에 업무 추진비를 별도로 받고 있다. 그 한계를 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스폰서 기업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다. 그러나 제 꾀에 제가 넘어간 형국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 해임 과정에서 중간 고리 역할을 해야하는 기술위원회는 작동하지 않았다. 회장이 최종 재가를 내리면 된다는 것만 믿고 밀실에서 회장단의 뜻으로 A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비민주적인 절차에 후원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부분의 스폰서 기업들은 축구협회에 '감놔라 대추놔라'하지 않는다. 황보 위원장이 스폰서를 지칭한 방향은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주관 방송사에 축구와 관련해 이권이 걸린 기업이다. 이들은 A대표팀의 인기가 시들하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축구협회는 진퇴양난이다. 늪에 빠졌다. 후진국형 구조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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