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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박주영(26)을 다시 거론했다.
벵거 감독은 11일(한국시각)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가진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는 내년 1월 가봉-적도기니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출전으로 팀을 떠날 제르비뉴와 샤막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에게는 아르샤빈과 챔버레인, 박주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주영은 이제 적응을 마쳤다. 리그 후반기부터는 박주영이 뛰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질문과 무관한 박주영의 출전 전망까지 밝힌 것이 이례적이다.
그간 벵거 감독이 박주영에 대한 기대를 거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8월 말 박주영이 입단한 뒤 칼링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에서 기회를 부여했으나,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정 선수의 부진을 잘 꼬집지 않는 벵거 감독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올림피크 마르세유전에서 부진한 박주영에 "실망했다"는 평을 남긴 것은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자신의 팀 운영과 영입 정책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박주영을 써야 할 상황에 이르고 있다.
결국 벵거 감독은 특별한 보강이 없는 한 박주영을 기용하는 쪽으로 기울 전망이다. 그러나 선택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아스널에는 아르샤빈과 챔버레인 말고도 베나윤이나 프림퐁 같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도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기회를 노리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 벵거 감독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의 선수 수급 전망이 이어지는 것은 구단 내부 분위기와 최근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전망대로 아스널이 새로운 자원을 영입하게 되면 벵거 감독의 뜻과는 달리 박주영의 모습을 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