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간 진주시 축구협회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2-09 12:20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반대하는 모임의 황동간씨. 김진국 대한축구협회 전무와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9일 오전 10시 대한축구협회의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건물 주위에는 수십명의 서울 종로구 사복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지난 7일 비상식적으로 경질을 당한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을 지지하는 진주 출신 축구인들의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황동간 진주시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30여명의 축구인들은 8일 서울로 올라와 종로구 경찰서에 미리 집회를 신고했다.

이날 이들은 '조광래 감독 경질 축구인 분노한다. 정치판보다 더러운 축구판!!'이라는 플래카드를 협회 앞에서 내걸고 10분 가량 구호를 외쳤다. 이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및 기술위원들과 면담을 원했다. 그러나 성사되지 않았다. 조 감독의 경질이 발표된 뒤 협회 직원 중 가장 일찍 출근하던 조 회장은 자취를 감췄다. 기술위원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나마 김진국 협회 전무이사는 출근해 있었다.

이들은 대표자 4명을 추려 김 전무와 얘기를 나눴다. 1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황 회장은 얘기를 마친 뒤에도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황 회장은 "갑작스런 조 감독의 경질 절차와 방법에 대해 김 전무와 얘기를 나눴다. 김 전무는 경질 이유에 대해 성적 부진과 비상시국이란 답변을 내놓았다. 그런데 변수는 있겠지만, 현재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비상시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같은 모습은 월드컵 통과를 떠나 한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일의 전말은 전 축구인들과 팬들이 밝힐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김 전무는 계속해서 우리의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더라. 말도 바뀌었다. 이번엔 회장 직권으로 감독이 경질됐다고 했다. 충분히 기술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다. 내부 음모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조 감독의 재신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언론 보도대로 조 감독은 경질된 상태지만, 김 전무는 이사회까지 통과해야 한다고 하더라. 개념있는 이사들이 조 감독을 재신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 회장은 경질 번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축구인들과 네티즌이 있기에 정의가 바로 설 것이다. 이것이 조 감독을 경질하면서 협회가 간과한 것 중 하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5000만 국민들과 팬들이 (조 감독의 억울함을) 증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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