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와 A대표팀 감독은 같은 곳만 봐야하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2-09 11:32


A대표팀 감독의 월급은 대한축구협회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런 이유로 A대표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직원인가. 그렇지 않다. 건강한 대표팀을 위해서는 그래서도 안 된다.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 배경을 두고 갑론을박이지만 성적 부진 외 다른 핵심 요소가 있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조광래 감독은 축구협회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 역대 감독들 중 가장 껄끄러운 관계였다.

조광래 감독은 수 년전부터 축구협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야당 출신 인사다. 기술위원장이었던 이회택 부회장과는 날선 공방을 했고, 축구협회 실무진과도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양측 감정의 골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분위기를 축구협회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조 감독이 축구협회 고위급 인사들과 좀더 친했다면 이같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르려면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에서 이겨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지만 한국 축구가 매경기 독보적인 경기력만 보였던 것은 아니다. 허정무 감독 시절에도 위기는 있었고, 그 이전에도 크고 작은 파도를 넘었다.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은 같은 곳을, 같은 높이에서 바라봐야 하는 사이는 아니다. 축구협회는 은연중에 대표팀 감독을 같은 소속으로 묶으려 드는 경향이 있다. 서로 협조하고, 발전적인 논의를 해야하는 관계지만 무조건적인 같은 편은 위험하다.

대표팀 감독은 경기력이 최우선 목표다. 이를 두고 매진하면 된다. 축구협회는 경기력 뿐만 아니라 행정과 재정 등을 총괄적으로 감안해야한다. 축구협회는 자신들의 생각을 대표팀 감독이 몰라준다고 해서 몰아붙여선 곤란하다. 원래 대표팀 감독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또 내야만 하는 존재다. 같은 목표를 다른 시선으로 보면 놓쳤던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목표 달성이 한발 더 가까어진다. 비판적인 시각이 없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주장이 쏠려버릴 수 있다. 주위를 봐도 혁신은 같은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에서 더 많이 나왔다. 차후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의 관계 정립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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