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의 고민, 설기현 재계약 해야하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2-05 14:19 | 최종수정 2011-12-05 14:19


10월 26일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페널티킥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기록한 울산 설기현. 포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올시즌 K-리그 41경기(챔피언십과 리그컵 대회 포함)에 출전해 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30경기 중 29경기에 나섰다. 2011년 K-리그 챔피언십에서는 5경기 전 게임에 나서 2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호곤 매직'의 주역 설기현(32) 이야기다.

지난해 10년 간의 유럽생활을 정리하고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설기현은 지난 2월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수준급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실패한 울산으로선 용병 골잡이 역할을 기대한 영입이었다.

베테랑 설기현은 공격의 구심점으로서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울산 코칭스태프는 "아쉬운 점도 있자만 설기현이 상대 선수 2~3명을 달고 활발하게 움직여주면서 공간이 만들어졌고,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갔다"고 칭찬했다. 특히 챔피언십에서는 노련한 경기 운영, 필요할 때마다 고참다운 빼어난 활약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3골에 그친 정규리그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설기현"이라는 말이 나올만 하다.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챔피언결정 2차전. 김호곤 울산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하지만 잔치는 끝났고, 이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올해보다 더 나은 팀, 발전된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김호곤 울산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팀의 중추인 설기현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김 감독은 구단에 "며칠간 내년 시즌 구상을 한 뒤 설기현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구단은 "김 감독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결정을 미룬다는 것은 고려해야할 사안이 많고, 설기현이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는 의미다.

울산 구단과 김 감독은 설기현의 챔피언십 활약과는 별개로 객관적인 잣대로 판단하고자 한다. 설기현이 정규리그에서 눈에 드러나지 않은 역할을 했지만, 과연 내년 시즌에도 올해 만큼 활약할 수 있을 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필요한 단기전 성격의 챔피언십과 정규리그는 성격이 다르다. 모든 것를 쏟아 부어야하는 빅매치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활약은 기본이다.

1979년 생인 설기현은 내년이면 만으로 33세다. 공격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의 아쉬움과 내년 시즌 기대치, 두 가지 측면에서 설기현을 평가하겠다는 것다.


설기현이 내년 시즌에도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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