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동국의 해피 엔딩을 위한 두 가지 조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2-01 08:12


K-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이동국(왼쪽)이 곽태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반칙을 범하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울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schosun.com

전북 현대의 대표 얼굴은 주포 이동국(32)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 수비수들은 그를 집중 마크하게 된다. 그래서 이동국은 큰 경기에서 덜 빛날 때가 많다. 상대적으로 이동국의 옆에 있는 용병 에닝요(30)가 에이스 역할을 자주 한다.

울산 현대와의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전북 2대1 승)에서 이동국은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에닝요는 그걸 정확하게 차 넣었다. 또 에닝요는 결승골까지 보태며 원맨쇼를 펼쳤다.

이동국은 지난달 5일 알 사드(카타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도 해결사 노릇을 하지 못했다. 알 이타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앞두고 다친 종아리 근육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승전에서 후반 무리해서 조커로 나갔지만 이렇다할 공격포인트 없이 전북의 승부차기 패배를 지켜봤다. 이동국은 경기 뒤 "나 때문에 팀이 졌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2차전은 이동국에게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다. 2011년이 이동국에게 해피엔딩의 해로 기억될 지가 그 경기에서 결정난다. 올해 이동국의 내신 성적은 훌륭했다. K-리그에서 16골-15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은 FC서울 데얀(23골)에 이어 2위. 대신 난생 처음 도움왕에 올랐다. 전체 공격포인트(골과 도움 합계)에서도 1위였다.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9골로 득점왕과 MVP에 뽑혔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아직 전북은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했다.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했기 때문에 K-리그 챔피언 등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를 손에 잡기 전에는 속단하기 이르다.

항상 불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 이동국의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전북의 우승과 이동국의 골이다. 전북이 무관에 그치면 모든 비난은 이동국에게 향할 것이다. 그건의 팀의 주 공격수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이동국은 골에 목말라 있다. 그는 자신의 골이 아니어도 팀이 우승하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동국이 골을 넣고 전북이 우승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현재 이동국은 K-리그 통산 115골을 기록 중이다. 우성용(은퇴)이 보유하고 있는 K-리그 통산 최다골(116골)과 한 골차다. 한 골을 넣으면 동률이 되고, 두 골을 넣으면 신기록을 수립한다.

이동국은 울산과의 1차전에서 최 감독의 생갭다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다쳤던 왼쪽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재발하지 않았고,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골은 없었지만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이동국은 후반 18분 울산 곽태휘의 동점골로 이어진 프리킥 기회를 내준 반칙을 범해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은 두 번째 경기에서 100%의 컨디션을 보여줄 것이다"면서 "이동국의 해피 엔딩을 기대하고 있다. 믿는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전북 유니폼을 입었던 첫 해, 2009년 K-리그 우승을 팀에 안겼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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