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감독, 사연 많은 친정 향해 칼 겨누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1-27 15:10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에게 울산 현대는 추억의 팀이다. 1984년 현대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이후 1992년말 선수 은퇴할 때까지 9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다. 84년 현대 축구단이 창단되면서 최강희는 포항에서 현대로 이적했다. 이후 문정식 조중연 김 호 차범근 감독 밑에서 볼을 찼다. 고졸(우신고) 출신 최강희는 현대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조중연 감독(현 대한축구협회장)과 김 호 감독의 큰 사랑을 받았다.

최강희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 국가대표를 지낸 수비수였다. 주로 측면 수비수를 봤는데 볼을 다부지게 잘 찼다. 조중연 감독은 선수들의 사생활 관리에 엄격했다. 하지만 최강희가 튀는 이상한 퍼머를 하고 나타났을 때도 크게 꾸지람을 하지 않았다. 김 호 감독은 최강희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주었고, 나중에는 수원 삼성에서 지도자 데뷔까지 시켜주었다. 또 선수 생활이 끝난 뒤에는 독일 지도자 유학을 알선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독일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던 차범근 감독과는 순탄치 않았다. 최강희의 선수 말년은 차 감독을 만나서 꼬였다. 최강희와 차범근 감독의 사이가 벌어진 가장 큰 사건은 91년 시즌을 마치고 연봉 계약서에 사인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당시 현대 구단은 차 감독에게 큰 권한을 주었다. 선수들의 연봉을 유럽 처럼 감독이 상당부분 결정했다. 최강희는 91년말 구단 사무실에 불려가서 미리 정해놓은 연봉에 사인하라는 얘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 그는 연봉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고 92년초 선수단 소집에 불응했다. 선수 은퇴까지 생각하고 버티다 합류, 그해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차범근 감독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었다. 최강희는 그런 넘지 못할 벽과 충돌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금 생각해보면 윗사람과 부닥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었다. 당시는 젊었고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처음으로 사연 많았던 친정 울산 현대를 상대로 K-리그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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