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2011년은 가장 암울했던 한해로 기억될 듯 하다.
AFC는 이번 결정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2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내년 각국의 ACL 출전권수를 두고 밤까지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각국의 이권이 걸려 있는만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집행위원회는 이 문제를 쟝 지롱 AFC 임시회장과 유수프 AFC 경기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임했고, 24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 AFC는 25일 해당 국가의 연맹에 결정된 사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공식 레터를 발송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AFC 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 ACL 진출권은 3장으로 줄어든다. 연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의한다고 해도 다시 4장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승부조작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9일 자살한 이수철 전 상주 상무 감독을 포함 세명의 목숨을 앗아간 승부조작은 한국축구의 대외이미지에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수원-서울의 슈퍼매치, 전북과 알 사드와의 ACL 결승전에 몰려든 구름관중으로 재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한 K-리그는 이번 결정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됐다. K-리그는 3년 연속 결승 진출팀을 배출할 정도로 ACL에서 초강세를 보였지만, 경기력이 외교력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AFC 규정상 승부조작의 경우 3년간 ACL에 출전할 수 없지만, 한국의 경우 이 대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 0.5장을 박탈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K-리그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중국 C-리그와 동등한 취급을 받게 됐다.
그러나 AFC 집행위원회에서 발목을 잡았다. AFC 집행위원들은 승부조작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시하며 원안을 고수했다. 결국 K-리그는 승부조작의 망령에 붙잡혀 아시아 축구 최고의 축제 ACL에서도 한발 물러나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