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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20·선덜랜드)의 주말 풀럼전 활약 여부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동원은 19일 자정(이하 한국시각)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펼쳐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풀럼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아랍에미리트-레바논과의 중동 2연전을 치르고 소속팀에 복귀한 지 불과 사흘만이다. 경쟁자 코너 위컴(18)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현지 언론은 A매치의 피로 등을 이유로 선발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중동 2연전'의 후유증이다. UAE전에서 전반 종료 직후 교체된 지동원은 레바논전에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폼이 떨어졌다"는 우려와 함께다. 조 감독의 애정이 담긴 걱정이 영국 현지에선 한낱 '비판'으로 둔갑했다. 특히 선덜랜드 지역 언론인 선덜랜드 에코는 '한국 감독, 선덜랜드 지동원 비판(Korea boss criticises Sunderland's Ji Dong-won)' '한국 팬들, 답답한 공격수 지동원 불만(Koreans not happy with 'slow' striker Ji)' 식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A매치에서 돌아온 지동원의 선발 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이 A매치 직후 선발로 세우는 것에 대해 고민중'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한국 대표팀 감독의 말을 브루스 감독이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도, 지구 반바퀴를 날아온 만큼 어떤 선수라도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 앞에서 의외의 슬럼프를 겪고 있다. 늘 발 맞추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던 대표팀에선 소속팀 출전시간 부족으로 인해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돌아온 선덜랜드에서는 'A매치 외유'로 인한 훈련량 부족과 피로도를 탓하며 선발 출전을 우려하고 있다. '악순환'이다. 그라운드 안팎의 텃세 역시 존재한다. 자국의 유망주가 아닌 지동원에게 현지 여론이 마냥 호의적일 수는 없다. 어차피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지동원이 극복해내야 할 몫이다.
갓 스무살 지동원에게 위기는 오히려 기회다. 조 감독의 충고대로 출전시간이 적을수록 절대적인 연습량을 늘려야 한다. 더 독해져야 한다. 지난 맨유전, 위컴의 갑작스런 부상에서 경험했듯 기회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그나마도 많지 않다. 언제든 완벽하게 준비돼 있어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 스스로 늘 강조하는 긍정의 힘, 잠시 잃었다던 신체적 정신적 활기를 되찾아오는 일, 답은 이미 지동원 안에 적혀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