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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중동 원정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9월 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가진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2차전에서는 전반전 선제골을 얻고도 후반전 극심한 체력저하로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패배 위기까지 몰렸다. 간신히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기는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패했다고 볼 수 있었다. 3차예선 두 번째 중동 원정인 UAE전에서는 패스미스와 골 결정력 부재 문제를 드러내면서 UAE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막판까지 지지부진한 경기를 펼치다 이근호(26·감바 오사카)와 박주영(26·아스널)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2대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두 경기서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한국이 레바논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기대된다. 여건은 좋다. UAE전을 치른 두바이와 레바논전이 열리는 베이루트의 시차는 2시간이다. 이동거리가 크지 않아 시차 적응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더위 때문에 체력 저하를 걱정할 상황도 아니다. 경기 전날 비가 내린 베이루트는 서늘한 기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주일 넘게 중동에 체류하면서 어느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린 조광래호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때문에 지난 두 차례 중동 원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레바논전에서 승리하면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3차예선 현재 순위를 보면 중동팀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최종예선에서도 2~3차례 중동원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레바논전은 최종예선에 앞서 얼마만큼 중동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에도 변수는 있다. 베이루트는 경기 당일 비바람이 칠 것으로 예상됐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거세면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라운드 사정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 최상의 조건 속에 경기를 할 수 있는 국가는 몇 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최종예선 성공을 위해 능히 이겨내야 할 과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