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전]조광래호 구한 이근호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1-12 00:10


일본 J-리거 이근호(26·감바 오사카)는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그는 지난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직전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남아공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타지 못해다. 유럽에서 가진 마지막 전지훈련 때 최종 엔트리(23명)에서 탈락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때 이근호는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통했다. 허정무호가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얻는데 일등공신이었다. 친구 박주영이 남아공월드컵 본선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터트릴 때 이근호는 TV 중계를 보고 있었다.

조광래호가 출범했지만 이근호는 또 빛을 보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은 이근호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근호의 경기력에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이근호는 조광래호에서도 주축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면서 이근호와 A대표팀의 인연은 끝나가는 듯 보였다.

이근호는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 칼을 갈았다. 이번 시즌 12골을 터트렸다. 팀내 최다 득점자였다. 해결사 노릇을 했다고 봐야 한다. 득점 공동 8위다. 감바 오사카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조광래호는 이런 이근호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중동 원정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그러면서도 이근호에게 출전 시간을 많지 않았다. 조 감독은 윙어 이근호 보다 더 젊은 서정진(22) 박주영(26)을 선발로 내세웠다.

조커 이근호는 후반 34분 서정진을 대신해 조커로 들어갔다. 득점이 없어 조 감독의 속이 바짝 타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골이 필요했다. 승점 3점을 따내 홀가분하게 레바논 원정을 갈 수 있는 급박한 처지였다. 이근호에게 주어진 시간은 경기 종료까지 11분.

킬러 이근호가 선제 결승골을 넣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투입된지 9분 만인 후반 43분, 이근호는 이용래가 찔러준 스루패스를 달려들면서 가볍게 밀어넣었다. 88분 동안 기다렸던 첫 골이 이근호의 발끝에서 터졌다.

이근호가 조광래호에서 터트린 두 번째 골이었다. 그는 지난 3월 25일 온두라스와의 친선경기 때 한 골을 넣었다.

이근호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조광래호를 구했다. 조광래 감독이 앞으로 이근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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