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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이 원정 경기를 가질 때 언제나 이들보다 한 발 더 현장에 도착하는 사람이 있다.
현지에 먼저 도착해 A대표팀이 현지에서 이동할 버스에서부터 머물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 상태, 먹을 밥까지 하나하나 조율한다. 그 어느 하나 손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바로 A대표팀 선발대인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 차장이다.
수훈도 많이 세웠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대표적이다. 허정무호는 최적의 베이스캠프라는 평가를 받은 루스텐버그에 둥지를 틀었다. 루스텐버그는 대도시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훈련 및 숙박 시설이나 접근성이 좋다. 모든 참가국들이 노리던 곳이었다. 전 차장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기도 전이었던 2009년 4월 국제축구연맹(FIFA)에 베이스캠프 사용신청했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을 제치고 루스텐버그에 입성해 16강 진출의 기초를 다졌다.
전 차장의 역량은 이번 중동원정에서도 빛났다. 조광래호는 UAE전을 앞두고 훈련장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 UAE축구협회에서 제공한 훈련장은 땅이 고르지도 않았고 잔디 상태도 엉망이었다. 전 차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다. UAE가 명절 기간이었다. UAE축구협회는 문을 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관계자들과 통화하고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결국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알 와슬 구단과 연이 닿았고 훈련구장 사용 승인이 떨어졌다.
대표팀을 위해 뛰지만 경기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 장소로 미리 이동해야하기 때문이다. UAE에서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 전 차장은 결전을 하루 앞둔 10일 원정 2차전이 열리는 레바논 베이루트로 향했다. A대표팀이 가야할 길을 먼저 밝히는 등대와도 같은 사람이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