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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챔피언이 된 순간 이정수(31·알 사드)는 한발 물러서 있었다.
그래도 카타르 클럽에 소속된 선수인만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이정수는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를 온몸으로 막아났다. 그리고 찾아온 승부차기. 호르헤 포사티 감독은 이정수를 3번 키커로 지목했다. 이정수는 "솔직히 키커로 나서고 싶지 않았다. 케이타도 나가고 찰 수 있는 선수가 없어서 안찬다고 못하겠더라"고 했다. 전북팬들의 야유속에 이정수는 킥을 날렸다. 운명의 장난인지 이정수의 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이정수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만약 졌으면 카타르 언론에게 혼났을텐데 다행히 골키퍼가 잘해줬다. 동료들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더라"고 했다.
마음고생은 이제 끝이다. 알 사드는 올시즌 리그와 컵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해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내년 6월까지 알 사드와 계약이 남아있는 이정수는 더이상 K-리그 팀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