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 팬, 왜 박주영에게 더 야유 보냈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1-02 10:41


◇박주영(아스널)은 마르세유 팬들에게 유독 심한 야유를 받았다. 2일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F조 4차전에 나선 아스널(왼쪽)과 마르세유 선수단의 모습. 사진출처=아스널 구단 홈페이지

올림피크 마르세유 팬들은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F조 4차전을 앞두고 박주영(26·아스널)이 호명되는 순간 일제히 '우~'하는 야유를 보냈다.

으레 상대팀 선수에게 하는 야유보다 더 힘이 실려 있었다. 이런 현상은 전반 초반까지 이어졌다. 박주영이 볼을 잡자 마르세유 팬들이 앉은 남쪽 관중석에서 또 야유가 들려 왔다. 경기 장소가 아스널의 안방인 에미리츠 스타디움이라는 점과 박주영이 10월 26일 볼턴전에서 기록한 잉글랜드 무대 마수걸이 골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다.

마르세유 팬들의 야유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박주영의 '출신 성분'을 걸고 넘어졌다. 프랑스 리그1에서 세 시즌을 보낸 AS모나코는 마르세유와 라이벌 관계다. 모나코가 지금은 리그2(2부리그)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한창 기세가 좋을 때는 마르세유와 리그 수위 자리를 다투는 관계였다. 모나코 출신인 박주영을 마르세유 팬들이 가만히 놔둘 리 없다. 게다가 박주영은 마르세유에 강했다. 모나코 시절 마르세유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면서 주가를 올렸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어난 일련의 파동도 이유가 될 만하다. 박주영은 여름 이적시장 막판 릴과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 1차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뒤 릴로 이동해 2차 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돌연 행선지를 런던으로 돌려 아스널과 계약을 마쳤다. 릴의 1차 메디컬 테스트 시점에서 아스널이 모나코와 접촉해 박주영과 계약을 마무리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릴은 "박주영이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분개했고,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들이 이를 그대로 전하면서 프랑스 내에서 박주영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마르세유의 팬들도 이런 이유 때문에 박주영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런던=이 산 유럽축구 리포터 박상경 기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