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쿼드 눈독 윤성효, 그리고 다른 시각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0-31 14:02


◇윤성효 수원 감독. 스포츠조선 DB


윤성효 수원 감독의 말에는 속상함이 섞여 있었다.

"내년에는 선수들을 대폭 보강하겠다."

그러면서 '닥·치·는·대·로'라는 단어를 썼다. 물론 선수 영입은 감독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닌 중대 사안이다. 윤 감독의 발언이 수원 구단과 수원 팬은 물론 K-리그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오고 있다.

30일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선수 영입 발언을 했는데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윤 감독의 소신은 바뀌지 않았다. 올시즌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릭, FA컵을 동시에 치르면서 선수 부족을 느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정성룡(26) 오범석(27) 오장은(26) 이용래(25)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역부족이다. 올해 전례없는 선수난을 겪었다. 부상과 불미스런 일 때문이었다. 황재원 백지훈 이현진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다. 최성국은 승부조작 관련, 우승제는 개인사정으로 임의탈퇴 됐다.

이 와중에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다보니 힘을 집중시킬 수 없었다. 중앙에서 뛰는 이용래 박현범 오장은은 지칠대로 지쳤다. 수원은 올시즌 48게임으로 K-리그 팀 중 최다경기를 치렀다.

윤 감독은 "더블 스쿼드는 돼야 한다. 내년에는 K-리그 경기도 많아진다. 전북과 서울에 비해 베스트 멤버는 달리지 않지만 벤치멤버의 맨파워가 떨어진다. 베스트11은 어떻게 꾸린다고 해도 그다음이 문제"라고 말했다.

선수 영입과 더불어 선수단 체질 개선 노력도 이뤄진다. 윤 감독은 "아직 시즌 중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구단과 뭔가를 논의할 시기도 아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영입 대상 선수 검토, 새로운 전술 만들기 등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갖추고 다양한 전술 이해가 가능한 선수가 영입대상 1순위"라고 덧붙였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시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이른 이야기다. 감독님의 개인 의견 개진이다. 올해말에 시즌 평가와 내년 시즌 대비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선수 보강이 너무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원 구단은 윤 감독의 선수 보강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직 검토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지 때문이다. 수원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선수를 영입해 팀을 운영하려 한다는 주위 시선을 부담스러워한다. 올해 역시 거액을 들여 선수들을 보강했지만 이는 이운재 김대의 이관우 등을 방출하며 자연스런 세대교체, 이른바 효율적인 선수단 운영, 또는 팀 리빌딩이었음을 강조했다. 수원은 최근 매탄고 출신 선수들을 적극 키우고 있다. 필요 선수를 돈으로 사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리오넬 메시를 키워낸 'FC바르셀로나'를 배우려 하고 있다.

수원팬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먼저 선수 부족으로 중앙 미드필더인 오장은이 왼쪽 측면 수비수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까지 봐야했던 현실 개탄이다. 다음으로는 선수난을 대비하지 못한 코칭스태프와 구단을 질타했다. 또 몇몇은 윤 감독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패스축구의 실종과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전술을 꼬집고 있다. 물론 일부 팬들은 영입했으면 하는 선수들을 리스트업하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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