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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김기동이 K-리그 사상 최초로 필드플레이어 500경기 출전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김기동은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9라운드 후반 37분 교체로 출전했다. 500번째 출전 경기였다. 김병지(경남)에 이어 두번째로 K-리그에서 500경기를 넘긴 선수가 됐다. 필드플레이어로서는 최초다.
사실 김기동의 500번재 경기 출전은 그리 쉽지 않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적당한 시기를 잡아 김기동을 투입할 참이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온통 김기동에게 맞춰져 있었다. 포항 구단은 경기 프로그램지 표지로 김기동을 선택했다. 뒷면에는 김기동의 브로마이드 사진이 크게 실렸다. 경기장에도 김기동을 응원하는 걸개가 걸렸다. 특히 김기동의 장모가 '우리사위 멋쟁이 김기동 선수. K-리그 500경기 출장 자랑스럽다'는 응원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후반 8분 이종호에게 골을 허용했다. 치열한 6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남으로서는 바로 잠그기에 들어갔다. 포항은 몸이 달아올랐다. 승점1만 추가하면 2위를 확정짓는 상황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달려있었다. 만회골이 필요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들어 노병준을 넣었다. 노병준의 몸상태가 안좋았자 바로 조찬호로 갈아끼웠다. 남은 교체는 한번이었다.
황 감독은 결심을 내렸다. 아사모아를 빼고 김기동을 넣었다. 베테랑의 노련함을 믿었다. 기념비적인 경기에서 뭔가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기동이 들어갈 때 1만여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기동은 후회없이 뛰었다. 베테랑이 들어오자 선수들이 달라졌다. 패배로 끝낼 수 없었다. 후반 44분 고무열이 올린 크로스를 모따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1대1이었다. 승점 1을 보탠 포항은 2위를 확정지으며 다음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베테랑이 이끌어낸 무승부였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K-리그 출전 경기 순위
1위 김병지(경남) 567경기
2위 김기동(포항) 500경기
3위 최은성(대전) 463경기
4위 우성용(은퇴) 439경기
5위 김상식(전북) 409경기
6위 신태용(은퇴) 401경기
7위 김현수(은퇴) 383경기
8위 이운재(전남) 376경기
9위 김현석(은퇴) 371경기
10위 김한윤(부산) 364경기